조회 수 56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대상 수상 소감>

렌즈 앞에서의 첫 경험, 그리고 기분 좋은 떨림

어느새 겨울은 찾아오고 또 한해의 끄트머리.

 매서운 추위에 옷깃을 여미던 날, 그날은 재벌총수의 편법 증여 의혹과 관련된 대표적 사건으로 7년 가까이 계속 돼 온 에버랜드 사건의 항소심 심리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취재 현장에서는 저를 포함한 여러 기자들이 추위와 싸우며, 조금이라고 더 좋은 그림을 찍기 위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법원에서 허태학 전 사장을 취재하고 있던 도중, 한국방송카메라기자대상 수상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느닷없이 지진이 난 재난지역으로 취재를 가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카메라기자와 취재기자의 일을 혼자 하며 인도네시아의 뜨거운 열기를 느꼈던 것이 벌써 6개월 전의 일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데일리 뉴스에 묻혀 살면서 거의 잊어버렸던 그 취재 현장이 다시 떠오릅니다. 그 때는 아이템 선정, 현장 섭외, 인터뷰, 거기다 촬영, 그리고 스탠딩으로 이어지는 일과가 힘겹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렇게 힘든 일과와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맡은 업무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저의 감각을 자극했던 어떤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카메라 뒤에서 바라보기만 할 때는 몰랐습니다. 렌즈 앞에 어떤 세계가 있는지 말입니다. 렌즈 앞에는 ‘기분 좋은 떨림’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그 모든 것을 싸워서 이길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지진 취재기간 내내 스스로 카메라기자이기 보다는 방송기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악착같이 영역을 나누자면 카메라기자와 취재기자로 역할을 나눌 수 있겠지만, 어떤 경우에는 우리가 아이템 발굴과 섭외, 취재, 촬영 그리고 멘트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는 것을 깨닫게 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상은 앞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방송환경의 변화 속에서 카메라기자와 취재기자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저는 아직도 그때 리포트를 보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창피함이 몰려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신 선 ? 후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결혼 10주년인 올해, 방송쟁이 카메라기자 곁에서 늘 기다림의 미덕을 베풀어준 아내와 가족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김철호 KBS 보도본부 영상취재팀 기자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조회 수
검찰 포토라인, 걷어내야 할 악습? “국민 알 권리 중요…더 큰 혼선 생길 수도” file 2019.05.07 576
어도비 프로 비디오 트레이닝 교육 file 2017.07.20 574
등급 매겨진 'MBC 블랙리스트' 카메라기자들 file 2017.08.29 566
MBC, 성희롱 사건 ‘2차 가해’ 논란 포항MBC 양찬승 사장에 ‘문책경고’ file 2021.05.06 559
낙하산이 없는 회사에 다니자 file 2017.11.02 553
새로운 플랫폼(Platform)으로서의 유튜브(Youtube) file 2020.05.11 550
“지역 방송사 영상기자 평균 연령 50대” “개인 차로 자가운전해 취재” file 2021.01.06 548
현빈과 손예진 주연의 영화 <협상>에 포토라인 협찬 file 2017.08.30 543
MBC노조,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 공개 file 2017.08.29 541
방심위, 최순실 태블릿PC 의결보류 file 2017.06.06 540
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로 명칭 변경 & 한국영상기자협회 로고 공개 file 2018.10.19 532
그것은 저널리즘이 아니다 ‘영상기자들의 묵시록’ file 2019.01.02 531
포토라인 시행준칙 10년, 포토라인의 현장정착은 성공, 협회의 준칙 세부조항에 대한 실행은 의문 file 2017.11.02 529
줌인-과유불급(過猶不及) 2018.01.09 527
진짜 전쟁터는 가지 못하는 한국언론의 전쟁보도 file 2022.05.03 526
취재환경 변화에 맞춘 포토라인 file 2017.11.02 525
협회, '영상보도윤리 가이드라인’ 연구팀 출범 file 2018.10.20 523
[신간 책 소개] 오늘을 역사로 기억하는 영상기자 file 2019.07.02 516
“현장 정착 위해 교육·홍보 필요” “동영상 교육 자료도 효과적일 것” file 2019.07.03 516
다시 시작하는 ‘진짜’ 저널리즘, KBS 파업뉴스 file 2017.11.02 514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40 Next
/ 40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