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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은 합시다>

점심시간 줄여가며... 팍팍한 카메라기자의 일상  

아침 출근.

 취재일정에 올라온 아이템을 확인하는 것으로 일과가 시작된다. 벌써 여러 개의 취재일정들이 올라 와 있고 오후에는 FTA 관련 시위가 예정되어 있어 만만치 않은 하루가 예상된다. 더군다나 오늘은 휴가자와 출장자가 많아 현업 투입인원이 더욱 적어 여러 개의 일정을 소화해 내야 한다.

 일하는 도중에 회사로부터 전화가 온다. 지금 하고 있는 일 후딱 마무리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해서 취재기자 아무개와 함께 리포트를 제작하라는 지시. 이동을 하고 취재기자를 만난다. 기분이 좋지 않다. 한명의 취재기자와 돌아다니며 고생하는 건 그나마 괜찮은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여러 명의 취재기자들을 맞닥뜨릴 때 마다 뭔가 억울한 기분이 든다.

‘후배라도 받아야 좀 나아질 텐데……’

 그나마 올해는 신입사원 채용계획조차 없다.

‘휴가도 내야 되는데……’

 요즘 워낙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 눈치를 보는 중이다. 인력난에 허덕이는 카메라기자의 일상이다.

 방송국에서 인력난이야 어찌 보면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지만 보도부문 취재기자 대비 카메라기자 인원비는 갈수록 불균형해 지고 있다. 취재기자의 수에 따라 카메라기자의 수가 탄력적으로 보충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적이지만 각 방송사의 최근 몇 년간의 신입사원 채용 현황을 보면 취재기자 대비 카메라기자의 신규채용 인원이 점점 더 악화되는 경향을 띄고 있다. 방송사에선 대체적으로 취재기자 3명에 카메라기자 1명의 비율이 관례적인 것으로 여겨지곤 하는데 이는 내근 취재기자 1명에 외근취재기자 2명을 카메라 기자 1명으로 소화하는 것이 적당하다는 판단이 작용해 왔던 탓이다.

 KBS의 경우, 2006년 서울과 지역의 취재기자는 신입, 경력 포함 40명을 뽑은 반면 카메라 기자의 경우 5명에 불과했다. 2005년의 경우에도 취재기자 33명에 카메라기자 8명으로 4배 이상의 차이가 나고 있다.

 MBC도 2002년도에서 2005년까지도 4년간 36명의 신입 · 경력 취재기자를 선발하고 카메라기자도 14명이나 뽑아 원활한 인력보충이 이루어진 듯 보이지만, 전체 현업 취재기자 대비 카메라 기자의 비율은 여전히 3:1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SBS는 2005년도에 6명의 취재기자와 1명의 카메라기자를 뽑았고, 2006년의 경우 5명의 신입 취재기자에 카메라기자는 단 1명도 채용되지 않았다. 전체 현역 취재기자 대비 카메라기자의 비율이 4:1을 넘어서고 있는 실정인데도 신입사원의 충원이 이루어 지지 않은 것이다.

 YTN 역시 2001년부터 2년 단위로 카메라 기자를 선발했으나 카메라기자에 비해 취재기자는 3배 이상의 규모로 채용되어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YTN의 2006년 신입사원채용에 취재기자는 6명이나 채용이 되었으나, 카메라기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와 같은 열악한 카메라기자 인력 수급은 한 명의 카메라기자가 상대해야 하는 취재기자의 수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것의 결과는 카메라기자의 노동 강도에 켜지는 빨간불에 의한 뉴스의 질적인 하락일 것이다. 넘쳐나는 취재아이템 중 일부는 6mm 카메라를 사용하여 VJ가 제작하게 되고, 이러한 임시방편 식의 제작방식은 어느덧 일상이 돼버렸다.

 인력은 뉴스 제작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자본이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위에서는 적절한 투자 없이 결과물만 내려고 한다. 인력 충원이 있을 때도, 도대체 어떤 기준을 가지고 규모를 정하는지 알 수 없다. 인력 충원에서 가장 우선 시 되어야 하는 것이 현업 부서의 필요와 요구 아닌가?

 오늘도 점심시간을 줄여가며 다른 취재 아이템을 배정받고 서둘러 장소를 이동하는 카메라 기자들의 일상은 팍팍하기만 하다.

편집위원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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