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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VIEW]



진실을 가짜로 만드는 무소불위의 힘은 누구인가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최선영 교수.jpg


 ‘가짜에 상을 수여한다는 희괴한 소식을 들었다. ‘자유언론국민연합이라는 단체 주최의 ‘2023 상반기 10대 가짜뉴스 시상식 & 기념토론회에 한국언론진흥재단이 3천만 원이나 지원한다니 사실임이 분명하다. 이 시상식 홍보 동영상에서 가짜뉴스 누가 누가 잘하나? ‘가짜 명작쏙쏙 뽑아라고 자막으로 소개하고 있으니 가짜뉴스를 진짜시상하는 게 맞나 보다. 국민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수상과 후보작은 엄격하고 객관적으로 선정해야할 것이다. 상금과 명예도 뒤따라야 마땅하다. 그런데 '자유언론국민연합' 홈페이지에서 가짜뉴스 시상식 취지를 살펴보니 국민들께 가짜뉴스의 폐해와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건장한 언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가짜뉴스와 가짜뉴스를 만들고, 배포하는 자들이 자유대한민국에 발붙이지 못하고 패.... 하도록 온 국민과 함께 싸워가겠습니다.”고 밝히고 있다. 왜 번거롭게 굳이 시상의 형식을 빌려 패가망신을 시키려는 것인지 그 발상이 매우 독특하다. 대개는 잘한 일을 격려하고 칭송하고자 상을 주지 않나. 게다가 진실하고 사실에 기반한 객관적 언론이 아닌, ‘건장한 언론을 만들어 가겠다니.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언론을 만들어 가겠다는 취지가 낯설다.

 

 ‘자유언론국민연합‘2023 상반기 10대 가짜뉴스’ 선정투표 링크를 따라가면 우수 가짜뉴스후보작 30여 편이 이슈 중심으로 분류되어 있다. 문재인 정부 관련 이슈는 문재인 혼밥 김정숙 옷값 해수부 공무원 피살사건북한 어민 강제북송 사건, 이명박 정부 관련 이슈는 4대강 사드괴담, 야당 관련 이슈는 이재명 선친묘소 훼손 이재명 조문 반발 김남국의 이모 교수 김남국 거지행세와 가상화폐 넷플릭스 투자, 일본 관련 이슈는 후쿠시마 오염수 극단적 친일 국방 주장일본 자위대 일장기 경례, 대통령 관련 이슈는 MBC 뉴스데스크, 바이든...청담동 술자리 일광 횟집 용산 관저 이전 천공 개입설 영국 국왕 조문, 대통령 부인 관련 이슈는 쥴리 빈곤포르노 영국 국왕 장례식 베일 착용, 한동훈 관련 이슈는 검언유착 ‘YTN 돌발영상생방송 리허설 마약과의 전쟁 마약 단속과 일방통행 한동훈 딸, 현 정부 관련 이슈는 김기현 울산땅 등이다. 특히 언론관련 뉴스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폐지 프로그램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보도한 윤석열 정부 KBS, MBC 사장 퇴진 압박 보도와 TBS 예산 삭감 뉴스를 방송장악가짜뉴스로 분류하고 있었고, ‘검언유착과 관련해 MBC 뉴스데스크, KBS 유튜브 채널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등의 보도를 문제 삼았다. 공교롭게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송된 국회에서 이XX들이 바이든 쪽팔려서”(2022922일 방송)도 후보작이었다. 윤대통령의 확인되지 않은 발언에 자막까지 달아 시청자를 오인케 했다는 것이 우수 가짜뉴스후보 선정 이유였다. 후보작 분류체계와 링크조차 뒤죽박죽이고 오타투성이인 가짜뉴스후보작을 도대체 누가, 어떤 기준과 절차에 의해 선정했을까?

 

 이 단순하고도 명백한 물음조차 가볍게 던지지 못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느낀다면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가짜뉴스는 합의된 뚜렷한 정의가 아직 없다. 분명한 것은 사회적으로 보도 가치가 있는 뉴스에 대해 진위 논쟁이 일어났을 때 이를 밝히기 위한 발언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어떠한 힘에 의해 억압되거나 은폐되기를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표현의 자유가 남용되거나 악용되어서도 안 된다. 표현에는 진실을 보도할 책임이 따른다. 조지 오웰은 진실은 내가 필요할 때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발견되는 것이라며 진실의 성질에 대해 간명하게 설명했다.

 

 객관적 진실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밝히는데 큰 용기가 필요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서로 믿고 그 발견된 진실을 함께 알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영상기자협회는 지난해 제107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뉴스특종단독보도부문에 대통령 비속어 취재를 한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을 수상자로 결정한 바 있다. 한국영상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특정 방송사가 아닌 KBS, MBC, SBS, MBN, OBS, JTBC, YTN 등 총 7개 방송사 취재단에게 수여한 이유를 해당 영상의 온전한 보도와 정치적 왜곡을 막기 위해 기자단이 보여준 행동들은 저널리즘 윤리와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높이 평가해 수상자로 선정했다”(출처 :PD저널 2022125일자 기사)고 밝혔다. 진실이 연대할 때 희망은 빛이 난다.

 

 공영방송을 포함한 다수의 매체가 동일한 진실 보도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특정 언론을 가짜로 지목해 의도적으로 패가망신시키려는 누군가가 있다. 공교롭게도 새 방송통신위원장께서는 가짜뉴스를 엄단하고 무소불위 공영방송을 국민의 심판과 선택을 통해 신뢰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취임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국민적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공영방송 이사진과 경영진을 해임시켰고, 공영방송 구조를 파행적으로 개혁하려는 움직임을 가시화 하고 있다. 언론인이라면 지금 무소불위의 주체가 누구인지 알 것이다. 취재의 자유, 표현이 자유, 진실을 밝힐 자유가 위축될까 우려스럽다.


 진실을 밝히려 용기 내는 언론인들은 힘을 내시라. 특히 카메라로 진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려는 영상기자들께서는 더욱 힘을 내시라. 돌을 맞으며 아프게 기록한 진실은 잊히지 않는 법이다.


최선영 /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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