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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의 두 얼굴-허구와 실화
-‘군도-민란의 시대’ vs ‘명량’

명량.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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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와 ‘명량’이 개봉됐다. ‘군도’는 완전한 허구의 이야기이고 ‘명량’은 이순신이라는 실존 인물과 ‘명량해전’을 바탕으로 제작된 실화라고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허구’일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현실을 수집하고 재조립한 다큐와 구분되는 점이다.

두 작품은 모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군도’는 조선말 철종 연간의 이야기이며, ‘명량’은 정유재란이 발발한 1597년 ‘명량해전’의 앞 뒤 며칠을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작품이 집중하는 방향은 정반대이다. ‘군도’는 개인의 복수를 보완하는 극적장치로써 역사적 배경을 차용하지만 ‘명량’은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에 숨겨진 개인들의 의지를 드러내고자 한다. ‘군도’는 공동체를 허물고 재조립하는 이야기이며 ‘명량’은 위기의 공동체를 버릴 것인지 아니면 고수할 것인지를 놓고 갈등하다 그 운명에 정면으로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군도’는 기본적으로 반란 이야기의 전형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주인공과 특정 시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요소들-갈등의 구조, 인물들 간의 대립, 대안의 제시 등등은 얼마든지 변주 가능하다는 말이다. ‘홍길동전’, ‘수호지’의 영웅이야기 구조와 유사하고 배경을 서양으로 바꾸면 ‘로빈 후드’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인물들 간의 대립 양상은 절대악을 상대하여 고수들이 차례로 희생되고 마지막에 가장 못난 인물이 상대하여 승리를 만들어내는 전통적인 무협영화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반면에 ‘명량’은 후반기의 전투장면과 대비되는 고요하지만 불안한 개인들을 갈등을 비교하고 배치하는 ‘킹덤 오브 헤븐’(리들리 스콧)의 방식을 차용했다. ‘킹덤 오브 헤븐’의 후반부를 만드는 예루살렘 성 공방전은 주인공 발리안과 살라딘의 의지의 충돌이지만 중동에 마지막 남은 기독교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 민초들과 기사들이 자신들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이슬람 전사들과 죽음을 맞바꾸는 의식이기도 하다. ‘명량’ 후반 전투장면은 이런 예루살렘 공방전과 많은 부분 닮아 있다. 전투를 지휘하는 사람은 부하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이순신이라는 개인과 서자로 태어나 겨우 가문을 잇는 기사로 인정받은 발리안이다.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은 도망치고 싶었던 수군과 격군이며, 유럽에 둥지를 틀지 못해 떠나지 못하는 예루살렘의 민초들과 하급 기사들이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전투에 나서며, 적에 대한 승리(조선 수군)를 통해 생존하기를 염원하고, 패배하더라도 이슬람 기사도의 관용을 얻어 안전한 철수(예루살렘)를 얻기를 바라는 약자들이다.

한편으로, 조선시대를 다룬 이 영화들은 자신들의 스타일만큼이나 흥행의 방향도 많이 다르다. ‘군도’는 무협영화와 서부영화의 대결 구도를 차용하여 확실한 오락을 지향하고 있고, ‘명량’은 이순신과 인물들을 통해 현재 관객들이 가진 속마음에 호소하고 있다. ‘군도’는 코스요리를 제공하려 하고 ‘명량’은 국밥이 가진 묵직함에 기대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두 영화의 약점이 여기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군도’는 스타일, 인물들의 대결들을 느슨하게 연결했으며, ‘명량’은 앞부분 드라마와 너무 비교되는 후반부의 에너지와의 불균형으로 불안하게 흔들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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