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14 12:05

방송위의 초법성

조회 수 657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수정 삭제
제목 없음

방송위의 초법성

채 종 윤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국장)

 초법성은 법에 근거하지 않다는 점에서 위법적 요소를 안고 있다. 마찬가지로 진보 진영의 ‘운동’도 그들의 초법적인 요구 때문에 불법이 된다. 하지만 지난 역사 속에서 탄압의 상처를 극복해 왔던 ‘운동’이 결국 법과 제도를 제대로 바꾸는 역할을 해 왔음을 우리는 안다. 그 중심에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방송위원회(방송위)의 초법성에 비판이 많다. 그들의 정책에 ‘사람’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경인지역 새 민방 선정 과정을 보면 방송위는 크게 두 가지, 절차와 내용 면에서 초법성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지난 10월 25일 행정 행위의 마지막 과정인 ‘사업자 신청 요령 설명회’부터 얘기해 보자. 방송위 관계자들은 심사 기준으로 확정된 중소기업중앙회와 CBS의 5% 이상의 주주로의 참여 ‘지양’의 의미와 그에 따른 감점의 사유에 대해 사업자들의 거센 질문 공세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매체 정책 부장은 그 논의는 공청회 등을 통해 이미 끝났으며, 자신이 말할 내용 또한 아니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사업자 설명회 불과 나흘 전, 그가 발표한 공청회 발제문을 보면 그 어디에도 ‘특별법에 의한 법인과 종교 관련 법인의 참여 자격을 제한’하는 문구를 찾아볼 수 없다. 설정이 안됐는데 논의를 어떻게 하나. 당시 사회자는 오히려 ‘사업 참여의 자격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발적인 토론자들의 토론 내용까지도 제한했다. 참여 자격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생략됐다.

 결국 지난 11월 2일 국회 방송위 예산 심사에서 ‘현행법상 방송사 진입장벽에 대한 방송위의 제한 조치가 초법적인 발상 아니냐’ 라는 김재윤 의원의 질문에 이효성 방송위 부위원장은 “그렇다.” 라고 말했다. 지자체나 정부 산하기관의 방송사 참여를 5% 이하로 열어 둔 점에 대해선 ‘실수’라고 답했다. 고칠 용의는 있냐는 질문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수는 인정하되 바꿀 수 없다는 말이다.  

 두 번째, 내용의 초법성. 전직 직원들의 고용승계에 대한 방송위의 입장이다. 사업계획서 상에 고용승계 정도를 점수에 반영할 것이냐에 대한 김재홍 의원의 질의에 이효성 부위원장은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며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태까지 불필요한 논란거리의 진원이자 공장은 다름 아닌 방송위 자신인데도 말이다.

 의원들의 초당파적인 질문공세에 결국 이효성 부위원장은 한 4분 시간을 달라며 미리 준비한 해명의 글을 읽었다. “법적으로 허용된 것을 정책적으로 제한 할 수 있는가 또는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 한 것인가에 관한 논란이 있었으나 ‘지양’이라는 표현을 써서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신청의 길을 열어놓은 것으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단어를 치환해 보자. 고용승계에 관해 “법적으로 허용되지는 않았지만 정책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가 또는 ‘제안’하는 것이 바람직 한 것인가에 관한 논란이 있었으나 ‘지향’이라는 표현을 써서 ‘바람직 한 것’으로 보고 고용승계를 유도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재량권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다. 같은 논리다.  

 300여 전직 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앞으로 있을 방송위 재허가 심사에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허가 심사는 희소 공공재인 전파사용에 대한 사영방송사를 견제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재허가 심사 결과가 고용 승계의 불투명으로 이어진다면 어느 기자나 피디가 회사의 구사대가 되지 않겠나. 과거 iTV 노동조합의 운동이 생존권을 내 놓고 항거한 마지막 세대가 되는 것은 언론 노동운동사에 불행한 일이다. 이 같은 방송위의 미온적인 입장으로 결국 언론 현업인들의 건강한 내부개혁 운동은 원천적으로 봉쇄 될 수밖에 없다.    

 필자가 위에서 비판하는 방송위의 두 가지 초법성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서로 부딪친다. 하나는 하지 않았어야 할 초법성이고 하나는 하지 않아 욕먹는 초법성이다. 법과 행정을 실현 시키는 그 중심에는 ‘인간’이, ‘시청자’가, 때로는 노동자, 농민이 있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만은 아니다.

 최종적으로 방송위는 법으로 보장된 모든 컨소시엄의 참여를 보장 하며 점수로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다는 입장으로 하나는 정리했다. 하지만 건강한 새 방송을 만들기 위해 열 달이 넘도록 사지에서 애쓰는 수 백 명의 희망조합원들의 고용승계 부분은 정리하지 않았다. 그들의 주장이 제도 밖이라는 이유로, 초법적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운동’은 선배들의 그것과 닮아 고달프다.  


  1. No Image

    디지털 다매체 시대 카메라기자 전문성 교육 강화

    2006년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사업 다매체 디지털 시대 카메라기자 전문성 교육 강화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이하 카메라기자협회)는 디지털 방송환경의 변화에 따라 카메라기자의 전문성 강화와 위상 제고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기획했다. 올해 사업계획은...
    Date2006.01.11 Views5791
    Read More
  2. No Image

    HD 디지털 시대의 영상 미학

    HD 디지털 시대의 영상미학 심광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미학/문화연구) 1. 들어가며 현재 진행 중인 HD급 디지털화 과정은 과거의 후반작업 디지털화 단계와는 달리 촬영-배급-상영에 이르는 영상제작 전 과정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제작기...
    Date2006.01.11 Views7540
    Read More
  3. No Image

    카메라기자의 기본은 전문성과 사명감!

    * 이어지는 인터뷰 - YTN 영상취재팀 이문세 차장 * 1. 요즘 근황은? 요즘 ‘눈 코 뜰 새 없다’는 말의 의미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 정말 다른 것은 아무것도 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 지금 나는 12월 말에 방송되는 다큐멘터리 ‘최후의 낙원 DMZ'' 편집...
    Date2006.01.11 Views6504
    Read More
  4. No Image

    취재 문화 ... 변화가 필요하다!

    제목 없음 취재문화...변화가 필요하다! "취재원에게 고통을 야기하는 과잉취재 경쟁은 이제 그만" 국민이 불신하는 언론, 존재 이유 없어 남보다 더 빨리 더 좋은 내용을 취재하여 보도하려는 욕구는 언론 종사자들의 기본 속성이고 숙명이라고 할 수도 있다...
    Date2006.01.11 Views5834
    Read More
  5. No Image

    앵벌이 방송,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할 말은 합시다!> “그림 좀 주세요” 앵벌이 방송,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TV방송은 누가 뭐래도 화면이 생명이다. 화면이 곧 돈이요, TV방송의 무기임을 말함이 오히려 우습게 들린다. 시청자에게 제발 우리 방송 좀 봐달라고 읍소할 필요도 없다. 방송...
    Date2005.12.16 Views6172
    Read More
  6. 12월 1일 이후 지상파 DMB 방송 시작과 낮방송 확대

    12월 1일 이후 -지상파 DMB 방송 시작과 낮방송 확대 지상파 DMB 방송이 시작되었다. 또 낮 시간 방송연장으로 시청자들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 없이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방송시간 연장은 단순한 방송의 연장이 아니고 콘텐츠양의 증가를 의미한...
    Date2005.12.16 Views6390
    Read More
  7. 왜 이제서야 문제가 되는가 - 북한의 취재 영상 검열에 관한 소고

    왜 이제서야 문제가 되는가? - 북한의 취재영상 검열에 관한 소고 지난 11월 5일부터 10일까지 6일간 제12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금강산에서 열렸다. 12번을 거듭하면서 이산가족상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예전 같지 않았고 그래서 현장에 간 공동취재...
    Date2005.12.16 Views5787
    Read More
  8. No Image

    전문 기자 양성 빨리 시작해야

    전문기자 양성 빨리 시작해야 문화, 과학, 다큐멘터리 분야 등에 우선적으로 도입 필요 최근 대부분의 언론사가 자사의 기자들을 전문기자로 양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방송사의 카메라 기자도 전문기자로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Date2005.11.14 Views6093
    Read More
  9. No Image

    보도 영상의 중심으로 거듭나자!

    변화는 기회. 디지털 시대, 보도 영상의 중심으로 거듭나자!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의 첫 직선회장으로 회원 여러분께 ‘변화와 개혁’을 약속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저 나름대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지만, 과연 카메라기자의 전문성과 위상 제고...
    Date2005.11.14 Views5736
    Read More
  10. No Image

    카메라기자와 현장, 그리고 예절

    카메라 기자와 현장, 그리고 예절 카메라기자는 현장에 있다. 또 현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장례식장에서 슬픔에 잠긴 유족, 사건현장에서 흥분한 피해자, 경찰서에 구금된 피의자, 검찰청사에서 포토라인에 선 참고인, 국회 본회의장의 국회의원, 공연...
    Date2005.11.14 Views6359
    Read More
  11. 방송위의 초법성

    제목 없음 방송위의 초법성 채 종 윤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국장) 초법성은 법에 근거하지 않다는 점에서 위법적 요소를 안고 있다. 마찬가지로 진보 진영의 ‘운동’도 그들의 초법적인 요구 때문에 불법이 된다. 하지만 지난 역사 속에서 탄압의 상처를 극복...
    Date2005.11.14 Views6572
    Read More
  12. No Image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11월/12월 주요 일정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11월 12월 주요 일정 11월11일(금) 24호 창립특집 신문 발행 /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작품마감 11월14일(월) 19:00 25호 편집회의 11월15일(화) 15:00 제5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심사 수상자 발표 16일 오전 09:00 11월16일(수) 제19회...
    Date2005.11.11 Views5202
    Read More
  13. 일본의 두 카메라기자를 보고

    전문성 확보의 노력은 평생을 가고, 시대를 잇는다! - 일본의 두 카메라기자를 보고 얼마전 NHK연수센터. 전국의 케이블TV 카메라기자와 영상담당자를 대상으로 HD촬영, 편집교육이 실시 됐다. 일본에서 케이블TV는 한국의 SO같은 역할을 하면서 NHK와 연계되...
    Date2005.11.11 Views6540
    Read More
  14. No Image

    네티즌 C모씨가 영상을 사용하는 방식

    네티즌 C모씨가 영상을 사용하는 방식 천형석 야후!코리아 미디어본부장 前 KBS/YTN 기자 C모씨는 네티즌이라 자처하기엔 쑥스러운 나이가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하루 몇시간씩 사이버공간을 떠다니는 헤비유저입니다. 그래도 주말에는 간혹 극장을 찾곤 합니다...
    Date2005.11.10 Views7167
    Read More
  15. No Image

    승부욕과 근성을 가진 카메라기자가 되어라!

    이어지는 인터뷰 - KBS 대전총국 윤 정 부장 1. 마산MBC의 정견 부국장과는 어떤 인연인지 마산 MBC 정견 부국장과의 인연은 내가 KBS 창원에 근무할 때, 마산 MBC에 계셨던, 이태종 부국장을 만나면서 시작되었다. 그 때가 1986년이었을 것이다. 이태종 부국...
    Date2005.11.10 Views7457
    Read More
  16. No Image

    돌발영상에 바란다

    <줌 인> 돌발영상은 계속되어야 한다. 한국 뉴스에서 돌발영상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 참신함은 정말 대단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역사 현장의 뒷이야기에 모든 시청자들이 웃고 또 즐거워했으며 새로운 정보를 얻는 기쁨 또한 컸다. 타 방송사와 인터...
    Date2005.10.12 Views6017
    Read More
  17. No Image

    EBS뉴스의 역할과 필요성

    EBS뉴스의 역할과 필요성 EBS뉴스제작은 지난 1990년12월27일 교육방송 개국과 더불어 임시로 편성된 (TV게시판) 이 사전녹화로 제작되어12월29일 방송됨으로서 최초로 시작되었다. 본격적인 뉴스프로그램 시작은 1991년3월1일 5분짜리 프로그램으로 정규편성...
    Date2005.10.12 Views6842
    Read More
  18. 카메라기자와 불안 장애

    건강정보 - 카메라기자와 불안장애>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우종민 교수 최근 수년 사이에 나는 카메라기자님들과 접할 기회가 늘어났다. 덕분에 기자들의 생활에 대해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되었다. 나는 전공이 스트레스, 불안, 우울 이런 것인데, ...
    Date2005.10.12 Views6453
    Read More
  19. No Image

    카메라기자 전문화 교육 제대로 되어야

    제목 없음 카메라기자 전문화 교육 제대로 되어야 카메라기자가 입사하여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카메라를 운용하는 방법이다. 카메라기자들은 처음 TV뉴스가 시작된 이래로 필름 카메라로부터 U-메틱, 베타캠, SX 그리고 HD카메라까지 다양하게 변하는 장비...
    Date2005.09.12 Views6455
    Read More
  20. No Image

    활로 찾은 경인 새방송사 설립

    제목 없음 경인 새방송 설립 어떻게 되어가나? 지난달 31일, 방송위원회의 양휘부 위원이 ‘경인지역 새 방송 설립 무기한 연기’를 언급했다. 양 위원은 경인방송 법인이 재허가 취소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기 때문에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공모...
    Date2005.09.12 Views1085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Next
/ 4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