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은 지금…
나의 심장의 떨림이 손가락 끝까지 전해졌다
2008년 10월 8일 저녁 6시경 리포트편집을 하던 나의 손이 떨렸다. 나의 등 뒤에서 ‘인사위의 징계결과가 나왔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결과가 우리의 상식을 벗어난 경악할 만한 처벌이라는 것이다. 예상보다 일찍 발표된 징계결과에 심장이 떨리고 그 떨림이 손가락 끝까지 전해졌다. 편집을 마치자마자 메일센터에 접속하여 징계결과를 확인했다. 처참했다.
노종면 노조위원장, 권석재 사무총장 외 6명 해임.
정직 6명, 감봉 8명, 경고 13명.
6명의 해고. 공정방송을 부르짖은 정당한 목소리의 결과가 해고라니... 이는 대한민국의 언론자유를 뒤흔드는 경악할만한 징계이다. 사측은 칼자루를 쥐었다고 마구 휘둘러도 되는가? 인간으로서 양심도 죄책감도 없는가? 인사위원 그대들이 진정 한때는 펜을 들었던 기자가 맞단 말인가? 가증스럽다.
인사위원회의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 인사위원회는 그 절차와 징계대상자에 대하 조사과정에 커다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인사위원회는 징계대상자에 대한 소명 시점을 경찰 출석 시간과 동시간에 배치하여 이를 무리하게 진행시켰다. 이로 인해 8명이 구두소명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또한 징계사유 해당 날짜의 투쟁에 정작 징계당사자는 휴가 중이었다. 뿐만 아니라 기록보존을 위해 캠코더를 들었던 조합원을 시위참가자로 오판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에 인사위원회는 어떻게든 자신들이 정해놓은 징계사유에 끼워 맞추기 위해 해당 징계자에게 ‘노조의 행동에 동조하느냐’는 사상을 묻는 말도 안 되는 반문을 할 뿐이었다. 인사위원회는 그들의 정당성을 비판하는 목소리에는 아랑곳없이, 구두소명은 단순 절차일 뿐 미리정해 놓은 징계수위와 일정에 따라 결과를 발표한 듯 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사측은 인사위원회 결과 발표 직후 ‘YTN’이라는 이름으로 메일센터에 공지를 올렸다. 사측은 이 공지에서 ‘애통함을 감출 수 없다’, ‘불가피하게 징계...’, ‘인내에 인내를 거듭하여...’라는 등의 말로 스스로를 변명함과 동시에 ‘회사는 앞으로도 노조의 불법 행위를 관용하지 않을 것이며 법과 제도에 의존할 것입니다.’, ‘단순 동참자는 사규에 따라 징계 여부를 정할 것입니다.’라는 말로 조합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노조 지도부도 더 이상 노조원들의 동료애를 이용해 불법 행위를 선동하지 말고...’라는 같은 ‘YTN'이라는 이름하에 10여년을 함께 일했던 사람이 한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말을 하고 있다. 이 글을 쓴 사람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누구에게 그렇게도 모질게 당신의 사랑을 이용당한 아픔이 있기에 이런 슬픈 말을 하는가? 과연 당신에겐 동료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단 1명이라도 있는가?
징계가 발표된 이후 YTN은 분노와 눈물로 가득 차 있다. 징계의 명확한 이유를 듣기 위해 찾아간 인사위원 앞에서 우리 노조는 그들의 오만한 태도에 감당할 수 없는 분노와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쏟아내야만 했다. 답답했다. 슬펐다. 우리는 동료를 잃었다. 그래서 울었다. 인간이기에 울었다.
앞으로 우리는 우리의 동료를 지키기 위해 뭉칠 것이다. 공정방송을 위해 싸울 것이다.
곽영주 기자 kwakyj@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