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27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No Attached Image

<다시 처음으로.>


“5! 4! 3! 2! 1!”

2014년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 소리. 새해가 온다는 설렘보다는 종이 몇 번 울린 후 각을 바꾸고 어떻게 찍어야 한다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 찼다. 종이 다 울리기 전에 나가야 한다, 그래야 불꽃놀이와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찍을 수 있다. 그 생각뿐이었다.

“땡~~~~~~~”

드디어 2014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종 바로 옆에서 새해를, 내 30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해를 시작했다.

 순탄한 시작은 아니었다. ‘제야의 종’ 리포트는 엉망이었고, 떠오르는 해는 온전히 맘에 들게 촬영하지 못했다. 
아, 새해의 시작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구나.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그렇게 시작된 한해는, 순탄한 듯 순탄하지 않게 쭉 흘렀다. 스스로의 실력에 자책을 하고, 조금 나아지는 모습에 기쁨을 느꼈으며, 좀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러나 여전히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그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듯한 생각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지난 5월, 전주에서 버스 노동자가 자살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많은 노동자들이 투쟁의 현장으로 나섰다.
그리고 우리는 그 현장에 있었다. 취재 기자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했고, 우리의 리포트는 약자의 편에 서 있었다.
그게 우리의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덥고 힘들어도 좀 더 열심히 했다.
 그렇게 현장에서 취재를 할 때, 한 버스 노동자께서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셨다.  
 
 “MBC 뉴스 잘 보고 있어요!”

 처음으로 듣는 말이었다. MBC의 위상이 많이 떨어진 지금, 아직도 MBC 뉴스를 하냐, MBC와는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노력해도, 사람들이 뉴스를 보지 않는다는 생각에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누군가 우리의 노력을 알아주는 것이었다.
그 때 처음으로 아, 이런 마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현장에서 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이유, 약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우리가 카메라기자로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렴풋하게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그 때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어디에서 촬영할지 고민해본다.


강미이/전주MBC 카메라기자 

  1. 대통령실이 빼든 KBS 수신료 분리 징수…“방송 장악’노골화” 반발

    26Apr
    by
    2023/04/26 Views 244 
  2. No Image

    대통령 선거와 보도방송 지상중계

    10Jan
    by
    2008/01/10 Views 5850 
  3. No Image

    대전MBC 카메라취재부가 기술국 영상제작부로 통합되는 어이없는 일이

    26Jun
    by
    2008/06/26 Views 10381 
  4. 대선일 당선자 취재, 코리아풀 합의

    08Mar
    by
    2022/03/08 Views 455 
  5. 대법원 ‘임금피크제 무효’ 판결에 방송사들 “우리는?”

    01Jul
    by
    2022/07/01 Views 490 
  6. 대구⋅경북 카메라기자회, 다빈치교육 관심 높아

    14Jun
    by
    2017/06/14 Views 775 
  7. No Image

    당신의 '야근' 어떠십니까?

    23Aug
    by
    2008/08/23 Views 5353 
  8. No Image

    당신은 아직도 변신하지 않는가?

    11Aug
    by
    2006/08/11 Views 5849 
  9. No Image

    다시 처음으로-강미이

    21Jul
    by TVNEWS
    2015/07/21 Views 1279 
  10. 다시 시작하는 ‘진짜’ 저널리즘, KBS 파업뉴스

    02Nov
    by
    2017/11/02 Views 573 
  11. 다시 뛰는 MBC 영상기자

    09Jan
    by
    2018/01/09 Views 1114 
  12. 능동적인 미디어 수용자에 대응하는 유연한 시스템 선보여!

    13Jun
    by
    2006/06/13 Views 10096 
  13. No Image

    뉴욕타임즈의 여기자 쥬디스 밀러, 취재원 공개 대신 감옥행

    12Jul
    by
    2005/07/12 Views 6579 
  14. No Image

    뉴스영상의 원칙 지켜져야

    24Mar
    by
    2005/03/24 Views 7484 
  15. No Image

    뉴스영상의 새로운 위기 - 아마츄어 저널리즘

    24Mar
    by
    2005/03/24 Views 7659 
  16. No Image

    뉴스를 이제 날(生)로 먹자

    27Dec
    by
    2011/12/27 Views 2400 
  17. 뉴스는 지금 시작됩니다

    18Nov
    by
    2011/11/18 Views 2837 
  18. 뉴스, 월드컵 속으로!

    15Jun
    by
    2006/06/15 Views 6139 
  19. No Image

    뉴스, HD 제작 늦어진다

    22Nov
    by
    2006/11/22 Views 5621 
  20. No Image

    뉴스 오디오에 관하여(MBC 오디오 엔지니어```)

    11May
    by
    2005/05/11 Views 6076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41 Next
/ 4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