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24 16:54

대만 지진 취재기2

조회 수 792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No Attached Image

첫 날 송출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자마자 취재팀은 타이베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송산호텔'로 향했다. 10층 이나 되는 호텔 건물은 폭삭 주저앉아 있었다. 지진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그러나 송산 호텔의 붕괴는 이후 보게될 피해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었다)
호텔 건물의 인명 구조 현장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취재팀의 취재 경쟁이 한창이었다. 말로만 듣던 CNN, BBC, ABC, 로이터 통신도 보였다.
취재를 마치니 밤 12시가 다 되었다. 아침부터 정신없이 뛰어 다니고 계속 긴장을 해서 그랬던지 하루가 일주일 처럼 느껴졌다. 내일부터 피해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된다.

대만 도착 2일째.
본사에서 헬기 취재를 시도하라는 급보가 전해졌다. 잠시 난감해졌지만 우리가 고용한 가이드(참고로 해외 취재시 가이드의 존재는 대단히 중요하다. 사전 섭외에서 통역까지 취재진의 손발이 된다. 단순한 통역이 아니라 가이드 자신도 취재팀의 일부라는 책임의식이 있는 가이드를 만나면 그 해외 출장의 절반은 성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인 김진오 박사는 공항으로 연락을 취해 어렵게 헬기를 확보했다. 재난 상황이라 임대료가 매우 비쌌지만 회사에서는 강행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러나 헬기가 너무 작아 3명만 탑승할 수 있었다. 부득이 석종철 선배(카메라 기자), 조재익 선배(취재기자), 가이드 3명만 헬기에 탑승하고 나와 이영진 선배는 호텔에 남아 있었다. 헬기팀이 돌아오기로 한 오후 3시가 넘어가자 슬슬 걱정이 되었다. 혹시 사고라도.... 핸드폰이 계속 불통이라 걱정은 더해갔다.
5시가 넘어서야 헬기팀이 돌아왔다. 촬영한 그림을 보니 지진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멀쩡한 고층 아파트가 가운데가 동강나 쓰러져 있는가 하면 사찰은 가운데 부처님 상을 제외한 모든 부속 건물이 폭싹 주저앉아 있었다.

우리가 위성 송출을 청약한 대만의 CTN이라는 방송국도 매일매일 벌어지는 피해 상황 속보를 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더군다나 헬기 테입이 총 60분이라 원본을 모두 송출하기란 불가능 하였다.(통상 위성 청약 시간은 5-10분, 이것도 매우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60분을 청약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짧은 시간동안 기자의 오디오, 인터뷰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림을 송출한다. 그래서 원래 촬영할 때 거의 편집한다는 개념으로 절제해서 촬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완성품을 만들어 송출할 수 밖에 없었다. 편집기는 여유가 없고, 시간은 촉박하고 편집하고 있는 석 선배의 손이 보이지 않았다.
청약된 위성 시간에 맞춰 완성품을 송출할 수 있을지 걱정 되었다. 본사에서는 시간 없으니 미완성품이라도 쏘라고 재촉하였다. 청약된 위성시간을 약 3분 경과해서 석 선배가 뛰어 왔다. -- 임무 완수 --
헬기에서 본 지진 피해 상황은 한 편의 재난 영화를 보는 듯 했다. 뒤에서 지켜본 CTN 관계자도 그런 헬기 그림은 아직 대만의 어떤 방송국도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헬기 취재를 결정한 데스크의 판단과 석종철, 조재익 선배의 노력 그리고 가이드의 책임감이 조화되어 훌륭한 취재가 되었다. 이날 헬기 취재의 대성공은 앞으로 전개될 지진 취재 성공의 시발점이 되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조회 수
폐어선‘ 스쿠버다이빙 성지’ 변모 해중공원 수중촬영기 file 2018.07.04 1288
쇼카손주쿠(松下村塾)와 아베 신조 2015.09.02 1292
2007년 10월, 2차 남북정상회담 취재기 file 2018.04.26 1301
Into the sea, Under the sea file 2018.01.11 1386
[U20 월드컵]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과 한국의 아쉬운 16강 탈락 file 2017.07.20 1504
‘그들의 광주 우리의 광주’ 취재를 마치고 file 2017.07.21 1623
19대 대선취재기 - 조기대선이라는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아야 - file 2017.06.06 1671
‘모바일, 그 다음’을 엿보다 file 2017.05.23 1706
특검 취재 후기 - 내 인생에 중요한 역사적 한장면 file 2017.05.22 1729
19대 대선취재기 – 대선 취재 영상의 핵심요소는 ‘사람’ file 2017.06.06 1747
<일본지진취재기> 강진 속에서 흔들리지 않음을 배우다 file 2017.04.21 1806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지방 선거 2014.08.13 1817
[현장에서] 여전히, 오늘도, ENG. 다시 생각하는 ENG카메라의 미래 file 2022.08.31 1819
‘우리는 절대 혼자가 아니다’ 5.18 지난 시간의 이야기 file 2017.07.21 1861
싱가포르 북미회담 취재기 file 2018.07.05 1871
제1차 정상회담 취재기 - “우리 민족의 기록입니다” file 2018.04.26 1894
의견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공존-보수 단체 집회 취재기 file 2017.04.21 1915
세월호 인양 취재기 “서울MBC에서 오셨어요? 저리 가! 빨리 저리 안 가?” file 2017.05.23 1991
우리는 카메라 ‘기자’ 이다 file 2017.04.21 2041
박근혜 전 대통령 첫 공판 취재기 file 2017.06.06 2090
내가 만난 메르스 2015.09.03 222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