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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리포트>

대한민국 동쪽 땅끝을 다녀오다

출발 그리고 도착

2월 17일 갑작스레 독도 출장이 결정됐다. 취재 목적은 작년 일본 시마네현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다케시마의 날(2월 22일)을 맞아 독도 현지 분위기를 전달 하는 것. 급하게 결정된 만큼 출발하는 것이 그리 순탄치 만은 않았다. 독도로 가는 민간 선박이 없어 간신히 해경의 경비정을 섭외했으나 다시 승선인원이 문제가 되었다. 처음 중계팀을 포함해 15명으로 구성된 출장인원은 경비정 승선인원 제한으로 어쩔 수 없이 8명으로 축소되었다. 특히 영상기자와 오디오맨 그리고 취재기자 2명이었던 취재팀은 영상기자와 취재기자 1명씩만 가는 것으로 결정되어 출발 전부터 험난한 출장길을 예상케 했다. 게다가 중계팀에서 카메라맨이 빠지는 바람에 내가 중계 카메라까지 맡아야만 했다. 밤 10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새벽 2시가 넘어서 묵호항이 있는 동해에 도착해 잠깐 눈을 붙였다. 18일 오전 9시 묵호항에서 중계팀 그리고 KBS 취재팀과 함께 해양경찰 경비정 1003호를 타고 독도로 출발했다. 7시간의 긴 항해 끝에 독도가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독도의 동도에 있는 접안시설에 경비정을 댈 수 없어 소형 보트를 이용해 독도로 들어갔는데 무거운 SNG 장비 때문에 짐을 옮기는 데만 1시간 넘게 소요됐다. 게다가 우리는 독도에 도착할 때까지 입도 허가가 나지 않은 바람에 선착장에서 경찰과 실랑이까지 벌여야 했다. 해가 거의 질 무렵에 입도 허가가 나고 우리는 간신히 독도경비대 막사 식당 앞에 SNG 장비를 옮겨 놓고 도서실에 짐을 풀 수 있었다. 작년 독도에 위성장비를 설치한 KBS는 우리와 같은 8명이 독도에 들어왔지만 짐은 우리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취재 그리고 중계

도착 다음날인 2월 19일 10년 만에 독도로 다시 이주하는 김성도씨 부부와 이예군 씨를 취재했다. 독도에 두 가구가 거주하게 된다는 것은 독도가 국제법상으로 유인도로 분류되어 일본의 독도는 무인도라는 주장을 무의미하게 하는 의미 있는 사건이다. 성금으로 마련된 독도 호를 타고 독도의 서도에 내린 김성도씨 부부를 중심으로 독도이주 안녕기원회와 거주지인 어업인 숙소 등을 두루 취재했다. 다케시마의 날 전날인 21일에는 독도를 지키는 독도 경비대원들과 동해안의 밤을 홀로 비추는 독도 등대 소장을 만났다. 일부 보안 시설 때문에 취재 시 독도경비대장의 협조를 구해야 했지만 대부분 큰 어려움 없이 취재할 수 있었다. 일본 시마네현에서 다케시마의 날로 선포한 2월 22일, 나는 해뜨기 전부터 해진 후까지 영상기자와 중계 카메라맨 1인 2역을 소화해내야만 했다. 아침 6시 뉴스부터 메인인 8시뉴스까지 총 5번의 중계를 했고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독도경비대원들을 격려하는 행사를 취재했다. 당초 일본 시마네현에 맞선 독도지킴이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기상이 나빠 관계자들이 독도에 오지 못해 행사는 연기되고 말았다. 만일 행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면 독도의 동, 서도를 오가며 더욱 분주한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중계 포인트는 KBS와 함께 동도 꼭대기에 있는 헬기 착륙장에 잡았다. 헬기장은 넓을 뿐만 아니라 낮에는 독도의 서도, 밤에는 동도를 상징하는 등대를 배경으로 할 수 있어 중계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자 유일한 곳이다. 바다바람이 거세게 불어 조명을 비롯한 중계 장비를 설치하는데 다소 애를 먹었지만 우리와 KBS 모두 중계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생 활

출장이 갑작스레 결정되어 독도 입도 허가도 받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맨바닥에서 먹고자고 할 각오로 독도로 향했다. 출발하기 전에 생수, 컵라면, 햇반, 참치 통조림 등 일주일 분량의 부식 과 버너 그리고 침낭을 준비했다. 다행히 경비대장의 배려로 스팀이 들어오는 경비대 막사 도서실에 거처를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바닥은 난방이 전혀 되지 않는 콘크리트. 중계팀이 우천을 대비해 가져온 커다란 비닐과 경비대에 빌려준 이불을 깔고 그 위에 침낭을 펴 우리팀 8명의 숙소가 완성됐다. 거센 바다바람 때문에 버너의 불이 잘 올라오지 않아 도서실에서 물을 끓여 참치 통조림을 반찬으로 햇반과 컵라면을 끓여먹었다. 독도에서는 따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경비대원들을 위한 체력단련장에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 6대와 당구대 탁구대 등이 설치되어 있어 가끔 이용할 수 있었다. 경비대장이 컴퓨터 중 2대를 취재용으로 제공해줘 각 사의 취재에 큰 도움을 주었다. 또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공중전화가 있어 상황에 따라 유용하게 쓰였다. 휴대폰은 일부 지역에서만 사용가능하지만 신호가 약해 소리가 잘 끊어지고 배터리 소모도 커 평소엔 전원을 꺼놓고 지냈다. 뒤늦게 독도에 들어온 MBC 취재기자가 맨홀에 빠져 갈비뼈가 손상되는 사고가 있었다. 또한 동기인 우리 취재기자도 선착장에서 트라이포드를 들고 뛰다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했다. 독도는 잘 정비가 안된 곳이 많아 사고의 위험이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다. 항상 안전에 유의해야 할 곳. 그 곳이 바로 독도였다.

복 귀

22일 8시뉴스 중계를 마치고 모든 위성장비를 정리하고 짐을 꾸렸다. 23일 아침 7시에 해경 경비정이 오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6시부터 장비를 선착장으로 내렸다. 그리고 들어왔을 때와 똑같이 소형보트를 타고 동해의 푸른 파도를 가르며 독도를 떠났다. 괭이갈매기, 삽살개 그리고 매서운 바닷바람과 함께했던 독도에서의 5박6일. 어쩌면 내게 독도는 콘크리트 바닥 위에 깐 침낭 속에서 밤을 지새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운 기억으로 먼저 떠오를지 모른다. 하지만 쉽게 갈수 없는 곳인 만큼 쉽게 잊혀지지 않은 기억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동쪽 끝에서 내 두발로 대한민국을 느끼고 돌아온 시간이므로…

SBS뉴스텍 영상취재팀 주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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