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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꾼에게 필요한 것,

단 한 명의 친구, 동지

 

 

 역사적으로 봐도, 진실과 정의는 언제나 높은 곳에 감춰져 있었다. 그것이 알려지거나 폭로되면 불편해지는 이들이 높고 깊고 후미진 데에 진실을 숨겨 놓았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사실일수록 우연히 땅에 떨어지는 법이 없다. 거기엔 반드시 인위성(인간의 의지)이 개입되어야 한다. 숨겨진 진실이 땅에 폭로되도록 누군가 기어올라가 찾고 사투를 벌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들을 수색꾼이라 부르자. 진실을 쫓는 수색꾼에게는 파헤치고 폭로하는 데 사용할 근육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것 없이는 무언가를 찾고 발견할 수가 없다.

 

 진실을 찾아내려는 자들, 곧 수색꾼의 반대편에 그들을 훼방하고 무력화시키는 파수꾼들이 존재한다. 파수꾼이 지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거짓, 부정의, 부조리다. 거짓과 부정의, 부조리를 옹호하는 파수꾼이란 곧 인간의 무관심, 지독한 무지, 탐욕, 그리고 공명심이다.

 

 수색꾼들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은 언제나 조직이 개인보다 진실 찾기에 유리하고 효율적이란 것이다. 진실은 깊이 묻혀 있고 높은 데 감춰져 있으므로 그것을 찾으려면 지속적인 수색(한 번 하고 끝내는 수색이 아니라), 긴 시간, 그리고 인내가 필요하다. 손에 넣기는 어렵고, 오랜 탐색이 요구되므로 혼자가 아니라 둘, 셋 혹은 그 이상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어떤 목적, 어떤 행위가 아무리 고결하다고 해도 혼자 힘으로 어떤 일이 지속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지 한 명의 수색꾼보다 다수의 수색꾼 조직이 효율적이고 수색에도 능하다. 더 멀리, 더 넓게 나아갈 수 있고 더 오랫동안 일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필요하다.

 

 참된 언론은 참된 동지로 구성된다. 감추려는 자 입장에서 가장 먼저 와해시켜야 할 것도 그렇기 때문에 바로 그 조직이다. 감추려는 자, 거짓과 부조리의 파수꾼들은 동지애를 경멸한다. 감추려는 자, 진실이 사회에 떨어지기 원하지 않는 자들은 가장 먼저 동지의 조직을 무력화시키려 시도한다. 그들은 왜 뭉쳐서는 안 되는지에 대해 설파한다.

 

 승진, 입신, 환상적인 보상 체계는 진실을 감추려는 자, 파수꾼들의 무기다. 그들은 그 무기를 사용해 동지애(조직)를 효율적으로 무너뜨린다.

 

 더 잘 단합되고 더 잘 협동하는 것은 진실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아니라 부역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높은 곳에 있는 진실을 얻기 위해 뭉치는 것이 아니라 탐욕을 위해 뭉친다. 그들은 무지와 무관심을 찬양한다. 그들은 진실은 너무나 멀리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오늘 이 자리에서 먹고 마시자고 유혹한다. 그들은 늘 ‘그런 것까지는 알 것 없어’, ‘그런 깊은 이야기는 하지 말자’, 라고 말한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단 하나, 진실을 찾고자 하는 자들이 협력하는 것이다.

 

 세상에 진실과 정의를 찾기 위한 연대, 길고 지루한 길을 함께 걷자고 하는 동지애만큼 고결한 것은 드물다. 진정한 수색꾼은, 한 명의 인간으로서 잃어야 하는 것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평판과 기회를 잃어야 하고, 거짓과 부조리 파수꾼들의 표적이 되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색꾼이 모든 것을 기꺼이 잃고, 파수꾼에 맞서는 것은 오직 ‘양심’ 때문이다. 양심은 수색꾼의 횃불이다. 양심을 지킨다는 말은 곧 한 인간의 의지가 가장 험난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 / 편집장    김정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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