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4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수색꾼에게 필요한 것,

단 한 명의 친구, 동지

 

 

 역사적으로 봐도, 진실과 정의는 언제나 높은 곳에 감춰져 있었다. 그것이 알려지거나 폭로되면 불편해지는 이들이 높고 깊고 후미진 데에 진실을 숨겨 놓았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사실일수록 우연히 땅에 떨어지는 법이 없다. 거기엔 반드시 인위성(인간의 의지)이 개입되어야 한다. 숨겨진 진실이 땅에 폭로되도록 누군가 기어올라가 찾고 사투를 벌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들을 수색꾼이라 부르자. 진실을 쫓는 수색꾼에게는 파헤치고 폭로하는 데 사용할 근육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것 없이는 무언가를 찾고 발견할 수가 없다.

 

 진실을 찾아내려는 자들, 곧 수색꾼의 반대편에 그들을 훼방하고 무력화시키는 파수꾼들이 존재한다. 파수꾼이 지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거짓, 부정의, 부조리다. 거짓과 부정의, 부조리를 옹호하는 파수꾼이란 곧 인간의 무관심, 지독한 무지, 탐욕, 그리고 공명심이다.

 

 수색꾼들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은 언제나 조직이 개인보다 진실 찾기에 유리하고 효율적이란 것이다. 진실은 깊이 묻혀 있고 높은 데 감춰져 있으므로 그것을 찾으려면 지속적인 수색(한 번 하고 끝내는 수색이 아니라), 긴 시간, 그리고 인내가 필요하다. 손에 넣기는 어렵고, 오랜 탐색이 요구되므로 혼자가 아니라 둘, 셋 혹은 그 이상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어떤 목적, 어떤 행위가 아무리 고결하다고 해도 혼자 힘으로 어떤 일이 지속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지 한 명의 수색꾼보다 다수의 수색꾼 조직이 효율적이고 수색에도 능하다. 더 멀리, 더 넓게 나아갈 수 있고 더 오랫동안 일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필요하다.

 

 참된 언론은 참된 동지로 구성된다. 감추려는 자 입장에서 가장 먼저 와해시켜야 할 것도 그렇기 때문에 바로 그 조직이다. 감추려는 자, 거짓과 부조리의 파수꾼들은 동지애를 경멸한다. 감추려는 자, 진실이 사회에 떨어지기 원하지 않는 자들은 가장 먼저 동지의 조직을 무력화시키려 시도한다. 그들은 왜 뭉쳐서는 안 되는지에 대해 설파한다.

 

 승진, 입신, 환상적인 보상 체계는 진실을 감추려는 자, 파수꾼들의 무기다. 그들은 그 무기를 사용해 동지애(조직)를 효율적으로 무너뜨린다.

 

 더 잘 단합되고 더 잘 협동하는 것은 진실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아니라 부역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높은 곳에 있는 진실을 얻기 위해 뭉치는 것이 아니라 탐욕을 위해 뭉친다. 그들은 무지와 무관심을 찬양한다. 그들은 진실은 너무나 멀리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오늘 이 자리에서 먹고 마시자고 유혹한다. 그들은 늘 ‘그런 것까지는 알 것 없어’, ‘그런 깊은 이야기는 하지 말자’, 라고 말한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단 하나, 진실을 찾고자 하는 자들이 협력하는 것이다.

 

 세상에 진실과 정의를 찾기 위한 연대, 길고 지루한 길을 함께 걷자고 하는 동지애만큼 고결한 것은 드물다. 진정한 수색꾼은, 한 명의 인간으로서 잃어야 하는 것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평판과 기회를 잃어야 하고, 거짓과 부조리 파수꾼들의 표적이 되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색꾼이 모든 것을 기꺼이 잃고, 파수꾼에 맞서는 것은 오직 ‘양심’ 때문이다. 양심은 수색꾼의 횃불이다. 양심을 지킨다는 말은 곧 한 인간의 의지가 가장 험난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 / 편집장    김정은.jpg

 


  1. 1년차 지역총국 영상기자의 반성

    1년차 지역총국 영상기자의 반성 8시 50분. 커피 한 잔과 함께 회사에 들어서며 하루가 시작됩니다. 9시 10분. 취재 일정이 나옵니다. 하루에 리포트 하나 정도를 제작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보통은 오전 10시쯤 시작해 3시경이면 현장 취재는 끝납니다. 취재...
    Date2020.01.08 Views479
    Read More
  2. 펭수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펭수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 자이언트 펭TV에 출연한 펭수 지난 10월 말, 우연히 EBS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에 출연했다. SBS 정복기라는 에피소드로 펭수가 스브스뉴스팀을 방문했을 때 (5초 정도?) 잠깐 출연 당한 것. 그 출연 후 주...
    Date2020.01.08 Views468
    Read More
  3. 일반인과 연예 나영석 PD와 김태호 PD의 전략

    일반인과 연예 나영석 PD와 김태호 PD의 전략 나영석 2018년 6월 18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 라이언스 세미나’. 나영석 PD는 거기서 외국인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한국에서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이 어떻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는가? 이를 주제...
    Date2020.01.08 Views446
    Read More
  4. 겨울에 시도해 볼 만한 소소하게 와인 마시기

    겨울에 시도해 볼 만한 소소하게 와인 마시기 ▲ MBN 부서원들과 와인 모임을 가졌다(사진 왼쪽 맨 앞이 필자). 삼겹살에 소주, 그리고 와인 한잔. 유난히 술 한 잔이 생각납니다. 그간 건강을 위해 술을 자제해 왔지만 뭐 추운 겨울이잖아요. 저와 일행은 이태...
    Date2020.01.08 Views380
    Read More
  5. 스마트폰 중계, 또다른 도전의 시작

    스마트폰 중계, 또다른 도전의 시작 ▲ 스마트폰 중계를 하는 아리랑TV 현장 분위기 방송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 중이다. 어느새 UHD 화질이 대중화되어가고 있고, 송출도 LTE에서 5G로 발전 중에 있다. 뉴스 영상취재 역시 마찬가지다. 방송 기술 발전의 ...
    Date2019.11.06 Views441
    Read More
  6. [줌인] 고(故) 안정환 선배를 추모하며

    고(故) 안정환 선배를 추모하며 동료들이 검은 옷을 입고 모인 빈소. 차고 건조한 느낌의 형광등 불빛 아래 놓인 영정사진. 그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 왜 그랬는지, 무슨 상황에서였는지 선배는 엄지를 치켜세우고, 비현실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
    Date2019.11.06 Views556
    Read More
  7. 워킹대디도 힘들어요

    워킹대디도 힘들어요 ▲ OBS 강광민기자 가족 워킹맘은 힘듭니다. 육아만 하는 것도 너무 힘든데 직장 일까지 같이 해내는 엄마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요?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 남성의 육아 참여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
    Date2019.11.06 Views452
    Read More
  8. [줌인] 수색꾼에게 필요한 것, 단 한 명의 친구, 동지

    수색꾼에게 필요한 것, 단 한 명의 친구, 동지 역사적으로 봐도, 진실과 정의는 언제나 높은 곳에 감춰져 있었다. 그것이 알려지거나 폭로되면 불편해지는 이들이 높고 깊고 후미진 데에 진실을 숨겨 놓았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사실일수록 우연히 땅에 떨어...
    Date2019.09.09 Views410
    Read More
  9. 무분별한 운영, 드론의 위험성

    무분별한 운영, 드론의 위험성 ▲ 지난 7월 18일 한 방송사에서 대구 스크린골프장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는 소방대원의 가까이에 드론을 날리고 있는 장면 4차 산업의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는 드론은 손쉽게 온·오프라인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소방...
    Date2019.09.09 Views529
    Read More
  10. [초상권] 살인하면 영웅이 되는 나라

    살인하면 영웅이 되는 나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모텔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장대호(38)라는 사람이 투숙객 A씨와의 다툼 끝에 살인을 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 그는 추호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반말을 했고, 숙박비 4만 원을 주...
    Date2019.09.09 Views428
    Read More
  11. 판문점 북미정상회담과 보도영상

    판문점 북미정상회담과 보도영상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나는 순간이 라이브로 전파를 탔다. 이전 라이브 영상처럼 정제되지 않고 끊임없이 흔들리는 TV 화면이 보는 이에...
    Date2019.09.09 Views309
    Read More
  12. 호모 비디오쿠스는 진화 중

    호모 비디오쿠스는 진화 중 내가 KBS에 입사한 2006년. KBS 9시 뉴스 시청률은 보통 20% 초중반, 잘 나올 땐 30%가 넘었다. 2019년 현재, 시청률은 반 토막이 났다. 다행인 것일까? 아직 시청률은 1위를 고수하고 있으니. 우리가 즐겨보는 네이버뉴스에서 KBS...
    Date2019.09.09 Views509
    Read More
  13. MNG가 바꿔놓은 풍경

    MNG가 바꿔놓은 풍경 2017년 8월. ‘혹시 모르니까.’ 전국이 이글이글 불타고 있던 대한민국보다 조금 더 기온이 높은 필리핀으로 ARF(아세안 지역 포럼) 출장을 떠나게 되었다. ‘혹시 모르니까’ 하는 생각으로 MNG 장비를 챙겼다. 데...
    Date2019.09.09 Views602
    Read More
  14. TV, 올드미디어일까?

    TV, 올드미디어일까?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에 서는 순간마다 내가 영상기자가 된 것을 실감한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사건의 현장마다 취재진이 몰려든다. 빼곡히 채워진 포토라인, 그 사이에 서 있을 때면 긴장감을 느낀다. 동시에 내가 영상기자란 것, 역사...
    Date2019.09.09 Views346
    Read More
  15. 우리는 바다에 늘 손님입니다

    우리는 바다에 늘 손님입니다 “잡았다!”, “꿀맛!”. ‘생존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모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자막이다. 문명의 손길이 덜 미친 촬영지에서 출연자들이 자급자족하고 지내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제...
    Date2019.09.09 Views357
    Read More
  16. [줌인] 다름과 깊이가 있는 뉴스

    다름과 깊이가 있는 뉴스 나열 뉴스는 독재 시대의 욕망을 반영한다. 독재 사회에서 뉴스는 특권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특권을 지속시키기 위해 뉴스는 깊이 들어갈 수 없다. 독재 사회에서 뉴스는 깊이 들어가는 순간 그들(언론)이 가진 특권을 잃는다. 역...
    Date2019.07.02 Views521
    Read More
  17. 이상한 출장

    이상한 출장 “카메라 기자 인생 30년에 가장 굴욕적이었어.” “오죽했으면 내가 출장기간에 억울한 부분을 하루하루 메모를 해놨다니까.” “이런 출장 인지도 모르고 갔지.” “갔다 와서 엄청 싸우고 다신 안 간다고 ...
    Date2019.07.02 Views518
    Read More
  18. 아리랑 ‘영상기자’만이 갖는 독특한 영역

    아리랑 ‘영상기자’만이 갖는 독특한 영역 ▲ 아리랑국제방송 스튜디오 ‘아리랑국제방송’은 국내에서 ‘국제방송’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방송 중인 거의 유일한 채널이다. 어느덧 개국한 지 20여년이 흘렀다. 긴 세월이 말...
    Date2019.07.02 Views501
    Read More
  19. 영상기자와 MNG 저널리즘

    영상기자와 MNG 저널리즘 ▲ 영상기자와 MNG 저널리즘 현재의 MNG(Mobile News Gathering)는 고화질 원본 영상을 HEVC 코덱(H.265)으로 압축한다. 모바일 통신망(LTE, 3G 등)을 통해 송출하는‘ 저용량 고효율’ 방식을 사용한다. 불과 1~2Mbps의 대...
    Date2019.07.02 Views1159
    Read More
  20. 기억의 상처를 안고

    기억의 상처를 안고 ▲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몇 날 며칠을 쉬지 않고 비가 내렸다. 시커멓게 변한 한강은 점점 수위를 높이며 주변 공원들을 삼켜나갔다.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폭우에 취약시설이 붕괴되고 저지대가 침수되는 사고가 ...
    Date2019.07.02 Views414
    Read More
  21. 뉴미디어 새내기가 본 영상기자의 역할

    뉴미디어 새내기가 본 영상기자의 역할 뉴미디어 부서 생활 6개월, 이곳에 있다 보니 영상기자의 역할이 어디까지인가 고민하는 일이 잦아졌다. 물론 뉴스 영상을 책임진다는 일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우리가 만들던 뉴스가 TV를 벗어나 여러 형태로 확장되면...
    Date2019.07.02 Views69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