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7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수색꾼에게 필요한 것,

단 한 명의 친구, 동지

 

 

 역사적으로 봐도, 진실과 정의는 언제나 높은 곳에 감춰져 있었다. 그것이 알려지거나 폭로되면 불편해지는 이들이 높고 깊고 후미진 데에 진실을 숨겨 놓았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사실일수록 우연히 땅에 떨어지는 법이 없다. 거기엔 반드시 인위성(인간의 의지)이 개입되어야 한다. 숨겨진 진실이 땅에 폭로되도록 누군가 기어올라가 찾고 사투를 벌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들을 수색꾼이라 부르자. 진실을 쫓는 수색꾼에게는 파헤치고 폭로하는 데 사용할 근육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것 없이는 무언가를 찾고 발견할 수가 없다.

 

 진실을 찾아내려는 자들, 곧 수색꾼의 반대편에 그들을 훼방하고 무력화시키는 파수꾼들이 존재한다. 파수꾼이 지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거짓, 부정의, 부조리다. 거짓과 부정의, 부조리를 옹호하는 파수꾼이란 곧 인간의 무관심, 지독한 무지, 탐욕, 그리고 공명심이다.

 

 수색꾼들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은 언제나 조직이 개인보다 진실 찾기에 유리하고 효율적이란 것이다. 진실은 깊이 묻혀 있고 높은 데 감춰져 있으므로 그것을 찾으려면 지속적인 수색(한 번 하고 끝내는 수색이 아니라), 긴 시간, 그리고 인내가 필요하다. 손에 넣기는 어렵고, 오랜 탐색이 요구되므로 혼자가 아니라 둘, 셋 혹은 그 이상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어떤 목적, 어떤 행위가 아무리 고결하다고 해도 혼자 힘으로 어떤 일이 지속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지 한 명의 수색꾼보다 다수의 수색꾼 조직이 효율적이고 수색에도 능하다. 더 멀리, 더 넓게 나아갈 수 있고 더 오랫동안 일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필요하다.

 

 참된 언론은 참된 동지로 구성된다. 감추려는 자 입장에서 가장 먼저 와해시켜야 할 것도 그렇기 때문에 바로 그 조직이다. 감추려는 자, 거짓과 부조리의 파수꾼들은 동지애를 경멸한다. 감추려는 자, 진실이 사회에 떨어지기 원하지 않는 자들은 가장 먼저 동지의 조직을 무력화시키려 시도한다. 그들은 왜 뭉쳐서는 안 되는지에 대해 설파한다.

 

 승진, 입신, 환상적인 보상 체계는 진실을 감추려는 자, 파수꾼들의 무기다. 그들은 그 무기를 사용해 동지애(조직)를 효율적으로 무너뜨린다.

 

 더 잘 단합되고 더 잘 협동하는 것은 진실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아니라 부역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높은 곳에 있는 진실을 얻기 위해 뭉치는 것이 아니라 탐욕을 위해 뭉친다. 그들은 무지와 무관심을 찬양한다. 그들은 진실은 너무나 멀리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오늘 이 자리에서 먹고 마시자고 유혹한다. 그들은 늘 ‘그런 것까지는 알 것 없어’, ‘그런 깊은 이야기는 하지 말자’, 라고 말한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단 하나, 진실을 찾고자 하는 자들이 협력하는 것이다.

 

 세상에 진실과 정의를 찾기 위한 연대, 길고 지루한 길을 함께 걷자고 하는 동지애만큼 고결한 것은 드물다. 진정한 수색꾼은, 한 명의 인간으로서 잃어야 하는 것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평판과 기회를 잃어야 하고, 거짓과 부조리 파수꾼들의 표적이 되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색꾼이 모든 것을 기꺼이 잃고, 파수꾼에 맞서는 것은 오직 ‘양심’ 때문이다. 양심은 수색꾼의 횃불이다. 양심을 지킨다는 말은 곧 한 인간의 의지가 가장 험난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 / 편집장    김정은.jpg

 


  1. 무분별한 운영, 드론의 위험성

    무분별한 운영, 드론의 위험성 ▲ 지난 7월 18일 한 방송사에서 대구 스크린골프장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는 소방대원의 가까이에 드론을 날리고 있는 장면 4차 산업의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는 드론은 손쉽게 온·오프라인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소방...
    Date2019.09.09 Views472
    Read More
  2. [줌인] 수색꾼에게 필요한 것, 단 한 명의 친구, 동지

    수색꾼에게 필요한 것, 단 한 명의 친구, 동지 역사적으로 봐도, 진실과 정의는 언제나 높은 곳에 감춰져 있었다. 그것이 알려지거나 폭로되면 불편해지는 이들이 높고 깊고 후미진 데에 진실을 숨겨 놓았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사실일수록 우연히 땅에 떨어...
    Date2019.09.09 Views377
    Read More
  3. 워킹대디도 힘들어요

    워킹대디도 힘들어요 ▲ OBS 강광민기자 가족 워킹맘은 힘듭니다. 육아만 하는 것도 너무 힘든데 직장 일까지 같이 해내는 엄마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요?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 남성의 육아 참여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
    Date2019.11.06 Views383
    Read More
  4. [줌인] 고(故) 안정환 선배를 추모하며

    고(故) 안정환 선배를 추모하며 동료들이 검은 옷을 입고 모인 빈소. 차고 건조한 느낌의 형광등 불빛 아래 놓인 영정사진. 그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 왜 그랬는지, 무슨 상황에서였는지 선배는 엄지를 치켜세우고, 비현실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
    Date2019.11.06 Views498
    Read More
  5. 스마트폰 중계, 또다른 도전의 시작

    스마트폰 중계, 또다른 도전의 시작 ▲ 스마트폰 중계를 하는 아리랑TV 현장 분위기 방송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 중이다. 어느새 UHD 화질이 대중화되어가고 있고, 송출도 LTE에서 5G로 발전 중에 있다. 뉴스 영상취재 역시 마찬가지다. 방송 기술 발전의 ...
    Date2019.11.06 Views412
    Read More
  6. 겨울에 시도해 볼 만한 소소하게 와인 마시기

    겨울에 시도해 볼 만한 소소하게 와인 마시기 ▲ MBN 부서원들과 와인 모임을 가졌다(사진 왼쪽 맨 앞이 필자). 삼겹살에 소주, 그리고 와인 한잔. 유난히 술 한 잔이 생각납니다. 그간 건강을 위해 술을 자제해 왔지만 뭐 추운 겨울이잖아요. 저와 일행은 이태...
    Date2020.01.08 Views340
    Read More
  7. 일반인과 연예 나영석 PD와 김태호 PD의 전략

    일반인과 연예 나영석 PD와 김태호 PD의 전략 나영석 2018년 6월 18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 라이언스 세미나’. 나영석 PD는 거기서 외국인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한국에서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이 어떻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는가? 이를 주제...
    Date2020.01.08 Views410
    Read More
  8. 펭수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펭수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 자이언트 펭TV에 출연한 펭수 지난 10월 말, 우연히 EBS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에 출연했다. SBS 정복기라는 에피소드로 펭수가 스브스뉴스팀을 방문했을 때 (5초 정도?) 잠깐 출연 당한 것. 그 출연 후 주...
    Date2020.01.08 Views427
    Read More
  9. 1년차 지역총국 영상기자의 반성

    1년차 지역총국 영상기자의 반성 8시 50분. 커피 한 잔과 함께 회사에 들어서며 하루가 시작됩니다. 9시 10분. 취재 일정이 나옵니다. 하루에 리포트 하나 정도를 제작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보통은 오전 10시쯤 시작해 3시경이면 현장 취재는 끝납니다. 취재...
    Date2020.01.08 Views452
    Read More
  10. 트라우마를 경험한 취재원, 그리고 셀프케어

    트라우마를 경험한 취재원, 그리고 셀프케어 ▲ 필자가 지난 8월 27일 호주 멜버른 다트센터에서 방송기자연합회 연수 대상자 기자들에게 ‘트라우마를 경험한 지역사회 보도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1979년 10월, 박정희 유신독재에 반대해 일어난 부마항쟁이...
    Date2020.01.08 Views294
    Read More
  11. 디지털 경험을 통해 새롭게 보이는 것들

    디지털 경험을 통해 새롭게 보이는 것들 현장에 도착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 누구에게 있을 것이다. 그럴 땐 현장에서 좀 떨어져 먼 곳에서 바라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도 비슷한 원리로 도...
    Date2020.01.08 Views287
    Read More
  12. ‘단순실수’가 단순하지 않은 이유

    ‘단순실수’가 단순하지 않은 이유 영상 데스킹, 케케묵은 이야기 최근 몇 개월 동안 KBS뉴스는 보도 영상에 관한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서 큰 홍역을 치렀다. 지난 7월, 일본 불매운동을 소개하는 뉴스에 특정 정당 로고가 노출되는 방송사고가 있...
    Date2020.01.08 Views366
    Read More
  13. 영상기자가 가져온 내 삶의 변화

    영상기자가 가져온 내 삶의 변화 사람은 한 치 앞일도 알 수가 없다. 불과 작년만 해도 나는 아직 학생이었다. 그러다가 영상기자라는 직업 명사는 불현듯 내게 왔다. 영상기자가 된 후 세 번째 봄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이에게는 저마다 인생 전환점이 있을 ...
    Date2020.01.09 Views456
    Read More
  14. 해외 사례로 ‘검찰 포토라인’ 철폐 톺아보기

    해외 사례로 ‘검찰 포토라인’ 철폐 톺아보기 검찰 뉴스의 익숙한 공식이 깨지고 있다. 법무부 훈령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피의자 소환을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더 이상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의 모습을 뉴스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얼마 전까지 당...
    Date2020.01.09 Views391
    Read More
  15. [줌인] 아듀 2019, 웰컴 2020!!

    아듀 2019, 웰컴 2020!! 2019년 한 해가 저물고 2020 새해가 왔습니다. 우주 만물이 저마다 한 살을 더 먹었습니다. 여러분들의 2020, 우리의 새해 전망은 어떻습니까? 새해엔 우리 사회에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오래된 이야기지만 TV 뉴스는 한층 더 위기를 ...
    Date2020.01.09 Views323
    Read More
  16. 그들의 첫 번째 가이드라인과 두 번째 가이드라인

    그들의 첫 번째 가이드라인과 두 번째 가이드라인 ▲ 지난 11월 29일과 30일 이틀간 영종도 웨스턴그레이스호텔 세미나실에서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내용을 마지막 점검하고 있는 집필진<사진>. 2014년 1월에 개봉했던 ‘겨울왕국’이 ...
    Date2020.01.09 Views356
    Read More
  17. 드라마는 감독의 작품인가

    드라마는 감독의 작품인가 1. “습관이 이상하게 들어 시나리오를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카페나 커피숍에서 쓴다. 영화가 개봉할 때쯤에 가보면 그 커피숍이 망해서 없어졌다.” 2020년 미국 헐리우드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
    Date2020.03.11 Views368
    Read More
  18. 제주에서의 일 년, 어떻게 보내게 될까

    제주에서의 일 년, 어떻게 보내게 될까 ▲ 제주 월정리 해변에 취재하고 있는 필자 2016년 4월, 일주일 동안 제주를 돌아본 경험이 있다. 당시 제주공항에서 일하던 친구네 놀러 가서 사흘, 영화제가 열린다는 강정마을에서 이틀, 그리고 결혼 후 제주시 구좌읍...
    Date2020.03.11 Views386
    Read More
  19. 지역 영상기자의 '반전(反轉)' 적응기

    지역 영상기자의 '반전(反轉)' 적응기 ‘지역이라고 해서 만만히 볼 게 아니구나...’ 작년 이맘때쯤 처음 빛고을에 발을 딛고 난 후 1년 동안 머릿속에 늘 떠오르던 생각이다. KBS에 입사하기 전 서울에서 맞닥뜨리던 현장과 업무와 비교할...
    Date2020.03.11 Views333
    Read More
  20. 클라우드시대의 영상기자

    클라우드시대의 영상기자 보도영상 관련 기술은 계속 발전해왔다. 화질은 SD에서 HD로, 기록 매체는 테이프에서 메모리로 진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영상취재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영상기자의 역할까지 바꾼 것은 아니다. 하지만 MNG는 기존의 위성 장비를...
    Date2020.03.11 Views521
    Read More
  21. 확진자의 동선, 취재진의 동선

    확진자의 동선, 취재진의 동선 ▲ 인천공항에서 마스크를 끼고 취재하고 있는 필자<사진> 대한민국에서 가장 광범위한 행동반경을 가지는 직업은 뭘까? 아마도 순위를 매긴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영상기자가 포함되지 않을까? 종종 생각해 본다. 장소나 시간 제...
    Date2020.03.12 Views39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