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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태풍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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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9월23일, 제주서귀포앞바다에입수하는모습

 

 

 지난 3년 동안, 특히 여름철에 한반도는 각종 자연 재난으로 신음했습니다. 지난 해엔 역대 가장 많은 7개의 태풍이 왔고, 올해 여름에도 강력한 태풍 3개가 잇따라 한반도로 올라왔습니다. 마이삭은 하루 1000mm가 넘는 비를 뿌렸고, 바비는 초속 66m의 강풍으로 태풍의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향후 이보다 센 슈퍼태풍이 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원인인데, 단순히 수온이 올랐다는 것 외에 실제로 바닷속에 어떤 일이벌어지고있는지궁금했습니다.

 

 평상시 해양 환경과 수중 생태계에 관심이 많아 수중 촬영에 대해 공부해 왔습니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없는 곳의 모습을 들여다 보며 언제든 수중촬영 문의가 왔을 때 직접 수중에서 영상을 담아낼 수 있도록 준비해 왔습니다. 최근 들어서 수중촬영은 자주 없는 편이고 한다고 해도 외주 업체나 다른 전문가에 맡기는 일이 빈번합니다. 번거롭고 힘들 뿐만 아니라 인력, 비용, 시간 등의 이유 때문입니다. 특수촬영은 비용이 몇십만 원 소요되고 큰 비용이 당연한 듯 지불됩니다. 따라서 직접 수중촬영을 할 수 있다면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아이템을 맡으면서 수중촬영 자체이외에 아이템의 목적, 동기 등을 구현하려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렇게 제주 바다로 향했습니다.

 

 제주 바다는 많이 따뜻했습니다. 2016년 본사에서 촬영했던 바닷속 감태 밭은 사라진 지 오래되었고 필리핀, 오키나와 등 아열대 바다에서만 보던 열대성 어종들이 쉽게 눈에 띄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볼 수 없었던 미립이분지돌 산호가 수중 절벽을 뒤덮고 있었고, 아열대 지표종인 그물코돌산호가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수온 변화는 바다를 생계 무대로 삼는 해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해녀들의 망태기는 절반도 차지 않았고 전복과 오분자기는 씨가 말랐습니다. 취재해 보니 태풍의 길목인 제주 바다 수온은 1924년 이후 평균 0.1도씩 서서히 올라 처음 관측 시보다 1.5도, 특히 겨울에는 2도나 올랐습니다. 50~60년씩 물질을 해온 해녀들조차도 서서히 오른 이 수온 상승을 체감하지 못한 채 예년처럼 수산물이 잡히지 않는다고만 했습니다. 우리나라 인근 해역의 평균 바다 수온 상승률은 세계 평균치보다 2배 높습니다.

 

 사람의 체온은 1도만 높아져도 신체에 커다란 변화가 옵니다. 하물며 바다의 경우엔 1도 상승했을 때 생태계와 기후 시스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칩니다. 태풍은 바다에서 증발한 따뜻한 수증기와 대기 상층의 차가운 공기가 만나면서 방출되는 에너지로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계속 제주 바다 수온이 올라간다면 타이완 인근에서 최고 강도에 도달하던 태풍이 앞으로는 우리나라 근해에서 최고 강도에 도달하는 환경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북상하는 태풍의 강도가 점점 더 강해져 슈퍼태풍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세계 기상 기구는 올해가 지금까지 기록 중에 가장 따뜻한 3년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제주바다는 언젠가 우리나라에 올 슈퍼태풍에 대해 여러 신호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급격한 변화를 측정하는 건 최첨단 장비이지만 제일 쉽게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직접 보고 느끼는 것입니다. 자연의 변화, 환경의 변화에 대한 심각성, 경각심은 과학적인 데이터보다 어쩌면 기자가 더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변화의 현장을 영상으로 전달하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번 취재물이 수온 상승의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인간에게 안전한 바다, 환경이 되는 데 작은 보탬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큰 보람을 느낄 것 같습니다. 제주 바다가 더 깨끗해지기를 소망합니다.

 

 

 

홍성백/ KBS (사진) KBS 홍성백 증명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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