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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포커스>

불황엔 모든 것이 돈으로 판단되는가?

며칠 전 아침 나는 KBS의 구조조정 관련 글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다가 모니터 앞에서 몸이 딱 굳어버렸다.  그 글은 KBS의 경영에 관해 논하면서 인력의 효율적 배치가 중요하다는 논지의 글이었는데 마지막 부분에 거론된 문장에서 난 경악을 금할 수가 없었다.

".... 역량 있는 VJ들이 있는 현실에서 여전히 기자들은 카메라기자와 조명까지 대동해야 일이 되는 건지 ...." (윤태진의 미디어비평 : 한국일보 2005-06-07)

이런 현실인식이 방송의 문외한도 아니고 방송의 현 사정을 잘 안다고 생각되는 서울의 한 대학교 방송관련학과 교수의 글이라는데 더 충격이 컸다.(이 교수는 우리협회의 세미나에도 참석한 적이 있어 우리 카메라기자의 사정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고 연락처를 알아내 글쓴이에게 전화를 했다. 30분이 넘는 통화를 통해 글쓴이는 우리 카메라기자에게 갖고 있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물론 글쓴이가 사과를 하긴 했어도 문제는 남았다.

이미 신문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 카메라기자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되었고, 사과를 한 글쓴이 본인도 사과의 직접적인 원인인 " 카메라기자에 대한 오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맥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두 가지 해석이 가능했다. 1) 취재기자는 역량 있는 VJ들과 일을 하라. 혹은 2) 역량 있는 VJ들처럼 기자들이 직접 6mm 카메라를 들고 취재하라.  어떤 해석을 하던지 공통되는 점은 카메라기자와 조명은 잉여인력이라는 것이다.

역량 있는 VJ.

이른바 "역량 있는 VJ"에 대해서는 그동안에 우리 카메라기자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항간에 VJ프로그램들이 맛있는 음식이나 희한한 행태, 동물생태 등의 말초적인 눈요기를 내세워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이 앞에 말한 역량인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만드는 뉴스에서는 이런 행태는 선정적 보도(옐로우 저널리즘)라고 금기시한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느린 오토포커스에 의해서 포커스가 맞지 않은 화면,  귀찮아서 그러는지 끝까지 조리개를 열지 않아 시커먼 역광화면, 왕가위 영화로 착각했는지 줌인, 줌아웃, 팬, 틸트 업, 다운을 한번에 구사하는 불안정한 화면,  배경음과 인터뷰 음성이 혼합되어 자막을 알아들을 수 없는 오디오, 우리들에겐 모두 잘라내 버려질 NG샷들이 이들에겐 자연스럽게 사용된다.  지금은 이런 무절제를 용인하는 시청자들이 원망스럽기만 하지만 언제까지 용인될 수 있을까?  한 시간 짜리 뉴스를 매일 이런 화면으로 채운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단순히 촬영만 하면 뉴스가 되리라는 단편적인 생각이 이들을 대안으로 떠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뉴스의 객관성이라는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샷 하나하나를 계획하고 촬영하며 때로는 취재기자와 싸워가며 편집하는 우리의 절제와 노력을 과연 알고 있을까?

카메라+기자=카메라기자

기자가 카메라를 들면 카메라기자를 대신하리라는 단순한 등식은 초등학생식 발상이다. 취재기자와 카메라기자, 오디오맨의 팀 구성은 수십 년 간에 걸쳐서 우리 뉴스시스템에 구축되어 검증된 가장 효율적인 제작시스템이다. IMF 관리체제 당시 무자비한 감원태풍이 몰아쳤을 때 일단 오디오맨들이 해고되었었다.  그러나 급박하게 돌아가는 취재현장에서 기사 챙기기도 바쁜 취재기자들이 촬영을 부분적으로 돕는 것도 얼마가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디오맨들은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단순히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의 효율을 떨어뜨리면 오히려 보이지 않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취재기자들에게 비용절감을 위해서 6mm카메라를 들게 한다는 발상은 정말 단순하다. 오히려 심층취재를 위해 자료조사요원의 확대를 요구하는 이들에게 비웃음을 살만한 아이디어이다.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경찰서와 살인사건 현장 사이를 누비던 열정과 섭씨45도의 이라크 사막에서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총탄사이를 비켜나가던 무모하기까지 한 용기와 검찰청사 계단 앞에서 수위아저씨와 주변 분위기만 보아도 영장집행시기를 맞추던 센스, 그리고 경찰, 검사, 고위 공무원, 조직폭력배 등 다양한 계층의 취재원들의 부당한 압력을 제압하던 기지와 그 무엇이 될 때까지 테이프가 닳도록 컷을 붙였다 떼었다 코피를 흘리고 밤새우며 편집하던 광기로 다져진 우리의 기자정신이 한낱 예산타령에 쉽게 간과되어버릴 가치들인지, 그 얼마나 대단한지 모를 역량을 가진 VJ들이나 취재기자들한테 그냥 넘겨줘야할 것들인지 아무리 자문해도 답변은 절대로 'NO' 다.

한편으로는 일부 지식인들에게 이런 인식을 자리잡게 한 우리의 반성도 필요하다. 이들은 분명 우리 "카메라기자"를 잘 모르고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왜곡된 정보를 주변으로부터 얻어 왔을 것이라 생각된다. 지식인이라는 사회의 헤게모니를 구축하려는 이들의 연대 속에는 아마도 카메라기자는 없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카메라 기자협회의 대외홍보국장이라는 직분을 맡고 있는 본인에게 죄책감이 느껴진다.  다시 한번 협회 임원진이나 회사 간부들의 대외활동이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아울러 회원들도 우리 직업의 자부심을 혼자 간직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터넷이나 활자매체 등을 통해  알리려 노력한다면 작금의 뇌경색을 유발하는 사태는 재연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카메라기자협회 대외협력국장 최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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