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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남북정상회담 취재기>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 그 중심에 내가 서있다



 만세 ~~ 만세~~ 평양 시민들의 함성소리가 시작되었고, 북한의 심장 평양에 내가 서 있구나!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4.25 문화회관 앞 수십만의 군중과 검은색 세단에서 내린 김정일 위원장. 그리고 5분 뒤 노무현 대통령과 맞잡은 양국 두정상의 두 손.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시작된 것이다.


 정상회담 기간 보다 하루 전인 10월 1일 1차 선발 기자단에 속한 나는 평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2000년 정상회담이 있고서 7년이 지난 2007년 가을의 문턱에서 또다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적인 뉴스 현장에 내가 서게 되는 것이다.


 자유로를 거쳐 남측 CIQ를 지나고 통문을 거쳐 남북을 동서로 나눈 군사 분계선을 넘었다. 개성 평양간 고속도로를 달리며 차창 밖으로 지나치는 개성 사리원등 북한의 시골 풍경과 주민들을 흘려 넘기며 개인적으로 세 번째 평양 취재지만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중요성에 어깨가 무거워졌다.


 10월 2일 새벽, 서울에서 준비해간 setop box를 통해 한국 방송이 실시간 방영되고 있었다. 2000년 정상회담때와 달리 북한은 우리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합의를 해주었던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출발 그리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을 LIVE로 보면서 새삼 변화되고 유연한 북한의 태도에 놀랐다.


 하루 전 도착한 1차 취재팀은 대통령과 본진의 평양 도착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숙소인 고려호텔 앞에서 차량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예정된 환영식 장소는 조국 통일 3대 헌장 기념탑 광장이었는데 갑자기 장소가 4.25 문화회관으로 변경되었다. 사전 답사까지 마친 터라 생방송팀이나 취재팀이나 혼란에 빠졌다. 김정일 위원장의 신변 안전을 위한 조치라 했다. 환영식장으로 가는 연도엔 북한주민들이 우리 대통령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손에는 빨간 꽃뭉치를 남자는 양복에 여자는 색 고운 한복.


 환영식장에 도착해 까다로운 보안검색을 하며 혹여 김정일 위원장이 환영식장에 나타나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검정 새단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모습이 보였고, 준비하고 있던 군중들은 만세~~~만세~~~를 외치기 시작했고 온몸에 전율이 느꼈다.  2000년 여러번 화면으로 봐왔던 장면이지만 현장에서 본 광경은 전율 그 자체였다. 이윽고 노무현 대통령이 도착하고 양국 정상이 손을 맞잡고 사열을 하는 모습을 놓칠세라 북한 필름 카메라와 ENG 카메라가 돌아가고 연신 카메라 셔터 소리가 취재진을 위해 세워둔 연단을 흔들었다. 이제 남북 정상회담은 시작된 것이다.


 정상회담 취재차 평양에 온 카메라 기자는 총 11명. 1명은 위성송출만 전담하게 돼서 현장에서 취재하게 될 팀은 5팀이었다. 대통령일정, 여사일정, 그리고 특별수행원 일정까지 하루에 10여개 이상의 일정이었다. 여기에 각종 브리핑에 기자 스탠업 그리고 오디오 녹음까지 겹쳐져 어느 순방 때 보다 카메라 기자의 수가 부족했다. 하지만 POOL 카메라 기자단은 모두 한 팀이 되어 선배, 후배 모두 솔선수범하며 최선을 다했다.


 취재를 마친 후 원본 테잎은 북한 검열관(?)에게 검열을 받았다. 나의 이전 두 번의 평양 취재 경험상 있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 이미 협의된 사항이었다. 검열을 마친 원본 테잎은 위성송출 하였다. 촬영 원본과 마찬가지로 송출되기 전 방송기자 오디오도 반드시 검열을 거쳐야 했다.


 2박 3일 동안 전 원본이 사전 검열이 이뤄졌지만 문제가 된 것은 딱 두 번이었다. 첫 번째는 환영 행사장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다소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어딘가를 손짓하는 모습이 촬영되었는데 이 부분을 삭제하라고 했고 두 번째는 기자 리포트에 김위원장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혼동의 소지가 있다며 수정 할 것을 요구했고 모두 받아들여졌다. 카메라 기자로써 원본을 검열 당하는 것은 당연히 치욕스러운 모습이다. 하지만 오래된 분단의 세월을 지나고 서로 다른 이념 체제를 가진 이상 유연하게 대응되어야 한다. 바람이 있다면 다음번 정상회담에선 사전 검열이 없어지길 희망할 뿐이다.


 취재 현장의 모습도 남한과 다르지 않았다. 서로 좋은 자리를 잡기위한 북한 취재진과의 몸싸움도 있었다. 아쉬운 점은 행사를 취재하는 우리 기자의 수를 제한했는데, 북한 취재진의 수에 밀려 상당히 고난(?)을 겪었고, 2000년에 들리던 차르르 하는 16mm 필름 카메라의 소리에 양국 정상의 음성이 또 한 번 묻히고 말았다. 준비해간 붐 마이크는 제한된 인원하에서 사용할 수 없어 아쉬움을 더했다.


 또한 김정일 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상회담엔 청와대 전속만 촬영할 수 있게 협의되어 오전 정상회담은 전속만이 현장을 담았으나 기자들의 계속된 요구에 오후에 열린 정상회담은 카메라 기자, 사진기자 각 1명씩 취재할 수 있게 되어 보다 다양한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


 2002년 그리고 2003년 두 번의 평양 방문 이후 세 번째의 평양 방문. 평양은 여러곳에서 변화되고 있었다. 유연해진 북한 안내원들, 활기차 보이는 평양 시민들, 자유로이 가판의 군것질거리를 사먹고 있는 아이들, 남한에서 방문한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한 모습이라고 하기엔 한껏 자유스러웠다.


 역사의 한 순간에 서 있는 카메라기자로써 나는 이번 정상회담을 동행 취재하게 되어 무척 영광스러웠고 주위 동료 기자 한테도 부러움을 샀다.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이고 휴전상태가 유지된 나라에서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상대국 아니 적국의 국가 최고 지도자와 만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화면에 담는 것. 이제껏 많은 취재 경험이 있었지만당연히 최고의 경험이었고 잊지 못할 무용담이 될 것이다.


송록필 / MBC 보도국 영상취재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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