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7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줌인]힌츠페터가 지금 언론에 시사하는 것

 

 “나는 그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를 모두 들었다. 너무 슬퍼 눈물을 흘리면서도 나는 기록했다. 한국 언론에서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진실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내 필름에 기록된 모든 것은 내 눈앞에서 일어났던 일. 피할 수 없는 진실이기 때문이다.”
 

 구글에서 ‘위르겐 힌츠페터’를 검색하면 나무위키에 이 인용구가 가장 먼저 나온다. 짧은 문장이지만 곱씹어볼 게 많다.
 

 우리 언론 종사자들은 헤게모니, 힘, 영향력 등을 목표로 일하지 않지만, 반대로 이것들이 없는 언론은 얼마나 유명무실한가? 진실을 취급하는 언론은 그 결과물로써 힘, 영향력을 선물로 얻는다. 이는 수용자가 언론에 되돌려주는 신뢰값이자 헌사이다. 이것들 없이는 언론이 제 구실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 언론이 한국 사회에서 힘과 영향력을 잃어가는 것은 언론의 미래를 볼 때 심상찮은 현상이다. 신문과 방송 등의 이른바 올드미디어, 레거시 미디어 전체가 한 덩어리로 수용자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 기성 언론 전체가 일종의 적응 위기를 맞닥뜨리고 있다. 누군가 TV 토론에서 진단한 것처럼, 이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현상이기도 하다. 영상기자 직종의 관점에서 보면, 영상이 하나의 주체로서 목소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자성을 하게된다. 자율성, 자주적인 시각이 크게 약화된 것이다.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뉴미디어에 진출하며 새 활로를 모색 중이지만 여기에서도 자율성, 자주성, 자발성, 주체성은 크게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드미디어의 몰락과 함께 미디어 내부 권력이 몇몇 특종 직종에 집중되는 현상은 매우 우려스럽다. 헤게모니 바깥으로 밀린 직종은 점점 더 부차적인 것, 단순 지원적 파트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오래된 문제다.
 

 한국영상기자협회는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 광주광역시와 함께 힌츠페터 상을 준비 중이다. 힌츠페터가 특파원으로 무려 17년 동안 동아시아에 주재했다는 것(1967년 초 당시 ARD 유일의 동아시아 방면 지부가 있던 홍콩으로 발령을 받았으며 1969년 봄에는 베트남 전쟁에 종군기자로 취재하다가 사이공에서 상처를 입기도 했다. 이후 일본의 도쿄 지국으로 옮겨가 1973년부터 1989년까지 17년간 특파원으로 근무했다 - 구글 나무위키), 그가 단순히 타 직종의 정보에 의해 움직인 것이 아니라 정보 취득과 판단, 행동의 주체였다는 것, 그의 기록이 역사의 향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 등의 사실에는 오늘날 기성 언론이 참고할 대목이 많다. 자율성과 판단, 실행의 주체가 되는 것은 언론 종사자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다. 이는 거대 미디어 기업들이 점점 더 보장하지 않으려 하는 영역이다. 동시에 유튜브와 같은 뉴미디어, 1인 미디어는 거대 미디어 기업들과는 정반대로 저널리스트의 강력한 주체성, 자율성, 자발성 등을 바탕으로 언론 시장에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다.
 

 오늘날 영상기자들은 두 개의 천장을 뚫어야 한다. 하나는 회사 내부의 헤게모니 천장이고, 또 하나는 자기 자신을 피동적인 상태에 가두는 의식의 천장이다. 이것들 모두가 기성 언론, 나아가 영상기자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억압하고 있다.

 

 힌츠페터는 어찌 보면 자율성, 주체성을 가지고 살아간 21세기 뉴미디어 언론인처럼 보인다. 헤게모니와 힘, 영향력은 앉아서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20세기의 위르겐 힌츠페터가 21세기 기성 언론인들에게 묻고 있는 듯하다.
 

 

 

김정은 / 편집장 김정은 편집장.jp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조회 수
그들은 왜 조용필을 불렀나 file 2018.04.27 1282
2019년, 다시 영상저널리즘을 생각한다 file 2019.01.03 1254
<이신 변호사 칼럼> 상속에 대하여(4) 2015.07.22 1116
무선마이크 900Mhz 전환기 file 2021.01.07 1114
<이신 변호사칼럼> 유언에 대하여(2) 2015.11.21 1028
영상기자의 현재와 미래 file 2019.01.03 1019
영상기자와 MNG 저널리즘 file 2019.07.02 1003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한일 합의의 문제점과 해결의 길 file 2017.07.21 940
이미지와 권력 Image and Power file 2018.04.27 841
북한 개성 방문기 file 2017.11.04 838
언시 장수생이 언시 장수생들에게 file 2021.01.07 834
[조성광변리사의 시 론] 자유경제와 경제민주화 file 2017.05.22 766
<특별기고> ‘보도되는 자의 권리’이자 ‘보도하는 자의 윤리’로서 ‘초상권’ -류종현 초빙교수 - 부산신문방송학과 file 2017.06.06 760
인류는 자신의 표현수단으로 이미지와 문자를 사용해 왔다 file 2018.07.04 720
방송환경의 변화에 영상기자들의 변화 file 2018.01.10 703
<새 정부에 바란다> 방송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공정성을 확보해야 -김우철 /MBC - file 2017.06.06 702
옥상의 카메라, 무엇을 찍고 있는가 -양재규(변호사, 언론중재위원회 홍보팀장)- 2017.05.22 696
<특별기고> 대통령선거와 카메라기자 - 이민규 교수 -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file 2017.06.06 692
특별기고 한반도 주변 불안정과 달러 위기의 연관성 file 2018.03.15 688
다기능 멀티플레이어가 요구되는 시대 file 2017.07.21 669
공정보도와 보도영상조직의 역할 file 2018.04.27 65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