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한 지 3년이 다 돼간다...
꿈인 줄 만 알았던 mbc를 입사하고 막 수습 딱지를 뗀 후 겪었던 장기간의 총파업...
신입 혹은 직무관련 교육이나 연수는 말로만 들었고 바로 투입된 현장이 경험이자 가르침 이였다. 마이너스 통장을 갚기 위한 처절함만큼 기레기(?)로 살고 싶지 않아 노력했던 시간들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다... 오로지 나와 내가 속한 조직 그리고 선배들을 통해서만 배웠던 언론인 생활에서 확신이 잘 안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뉴스 생산자로서 책임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경험이 아닌 또 다른 배움이 필요했다.
1년을 기다렸다 멀티형 영상취재기자 과정...
작년에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홈페이지를 확인하다 이번 교육과정 신청 공고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 오래전부터 바라던 교육이었고 나뿐만이 아니라 카메라기자라면 누구난 이 교육을 원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창 언시 공부를 할 때부터 계속 나온 얘기지만 빠르게 변해가는 미디어 시대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멀티형 카메라기자로서의 역할은 꼭 필요하다. 특히 기획, 구성, 제작(수준 높은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해줄 만한 영상콘텐츠), 송출까지 카메라기자가 고민해야 할 것들은 무궁무진하다. 이번 교육은 이러한 부분을 정말 속 시원히 알려준 알찬 시간이었다. 작년에 첫 교육과정 신청을 실패하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사실 내 연차에 그것도 바쁜 시기에 회사를 빠져서 혼자 교육을 받고 온다는 것이 힘들 수 있다. 그러나 막상 와서 느껴본 교육의 만족도와 15년차 이상씩 되는 열정적인 만학도 선배들의 모습을 통해 정말 잘한 결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이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분이 계시면 잠깐의 눈칫밥 때문에 주저하지 마시고 후회 없는 선택하시라!!
초심을 생각하고 다시 다짐해본다...
교육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기사작성 시간과 다큐멘터리 기획 시간이었다. 파업 때 해직됐던 박성제 선배님이 기사작성 수업을 맡았다.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모습이 뭔가 짠했지만 부드러움 속에 강한 의지의 눈빛을 가진 분이셨고 진짜 ‘기자답다’ 라는 생각을 했다. 기사 작성에 대한 도움도 컸지만 주제 선택에 대한 이유부터 어떻게 그것을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해야 하는 지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됐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결국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깊은 고민만이 사람들이 공감하고 이해할만한 것으로 표현이 잘 된다. 지금의 나는 오전에 출근해서 그날의 일정을 받고 소처럼 일만 한다. 당연히 시청자들이 볼 것이란 막연한 생각을 전제로 하고 방송을 너무 방송적(?!)으로만 생각한다. 내가 왜 언론인이 되고 싶었고 왜 카메라기자를 선택했는지..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감사한 교육
교육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와 생긴 습관이 있다. 취재 후 회사에 들어와 메모리카드를 임포트 하면서 생기는 자투리 시간에 간략하게라도 내가 직접 기사를 써본다. 바쁘면 구성이라도 짜본다. 교육 전에는 야마에만 집착했는데 지금은 구성에 관심중이다. 그리고 움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사실 영상의 가치가 없다고 무시했는데 무시할 게 아니더라... 더 좋은 영상의 콘텐츠를 만들려면 짤(?!)모니터는 이제 필수다. 여러모로 이런 좋은 기회의 교육을 제공해준 협회에 감사하다. 현업에서 필요한 것만 쏙쏙 골라서 일정 짜주시고 숙소부터 간식까지 모든 걸 챙겨주신 협회 관계자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아쉬운 점은 아니지만 초상권이나 저작권.. 등의 언론 윤리에 대한 교육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싶다.
양재혁 / 포항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