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발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의 핵심
‘운영위원회’ 모델 된 독일식 공영방송 방송평의회란?
공영방송의 내적 다원주의 보장,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가 목표
더불어민주당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의 핵심인 ‘공영방송 운영위원회’의 모델로 삼은 것은 독일의 공영방송 방송평의회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지난 4월12일 국회에서 정책의원총회를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독일식 모델을 변형해 공영방송 운영위원회를 미디어 분야 등 사회 각 분야 대표성을 주로 해 25명 정도로 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일은 9개 지방 공영방송사의 연합체인 제1방송(ARD)과 주정부간 합의에 의해 설립된 제 2공영방송(ZDF)이 있다.
독일의 방송 관련 법규는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이 각각 다른 기관으로부터 규제를 받도록 되어 있다. 공영방송사는 방송사마다 설치된 방송평의회와 경영평의회가 사장 선출과 감독, 예산 등을 맡고, 민영방송사는 본사가 위치한 지역의주 방송법에 따라 주미디어위원회의 통제를 받는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가 2017년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표한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재구조화:독일과 한국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비교’ 자료에 따르면, 독일의 공영방송사는 사별로 공영방송에 대한 감독과 규제의 업무 권한을 갖는 ‘방송평의회’가 있다.
방송평의원 수는 사별로 적게는 17명에서 많게는 74명까지 방송사별로 다양한데, 제2공영방송인 ZDF는 60명이다.
ZDF 방송평의원는 위원을 추천하는 기관에서 직접 선출하여 16개 총리들이 지명하는 형태다. 16명은 주별로 선임하고. 2명은 연방정부, 2명은 개신교회, 2명은 가톨릭교회, 1명은 유대인중앙협의회, 21명은 시민사회와 직능별 대표들로 구성한다. 그밖에 16명을 각 주들이 지명하지만 주 대표들과는 별개로 각기 다른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위원들이다.
ZDF 방송평의원은 원래 77명이었다. 법으로는 현역 관료나 정치인이 3분의1 이상을 차지할 수 없도록 돼있지만, 현실은 각종 사회단체의 파견위원으로 주의원이나 연방의원이 지명되는 사례가 많아 정치권 위원이 44%나 차지하고 있었다. 그나마 경영평의회는 이러한 규정이 미흡해 보도국장 선임을 둘러싸고 헌법소원이 제기됐고, 2014년 연방헌법재판소는 사실상 의회의 축소판이라는 비판을 받는 방송평의회와 경영평의회 모두 정치인 비중을 3분의 1 이하로 줄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 이후 위원의 수를 지금과 같은 60명으로 줄이고, 정치인 수도 두 평의회 모두 3분의1 이하로 줄였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