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78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검찰 청사 내, 영상 취재 논란! 그 해법은?

검찰청사 내에서의 영상취재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피의자, 참고인, 피내사자의 소환이나 출두가 있을 때 그들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 사회의 지명도 있는 인사가 소환의 대상이 되었을 경우에 뉴스 가치가 높아지게 되고, 시청자의 관심도 높다. 따라서 뉴스를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그들의 가장 최근 상황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업의 개념이고 의무라 할 수 있다.

 

검찰내부에서의 촬영 제한은 지난해 7월부터 검찰 자체 규정에 의해 시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올해 들어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인용하며 더욱 엄격하게 촬영을 규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검찰의 입장은 ‘기자의 촬영금지’가 아니다. 애초부터 검찰내의 일반인 출입과 촬영행위는 통제대상이고, 다만 검찰은 같은 규정을 적용하고 있으며 피의자 등의 인권보호를 위해 ‘취재협조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초상권 보호라는 대 명제에서는 이론을 제기할 수 없는 조치이고 , 언론의 입장에서도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해 당연히 보호해야 하는 취재원의 권리이다.

현재 대검찰청이나 서울중앙지검 등의 수사 주체들은 브리핑이라는 형식을 빌어 수사중간상황을 언론에 공개한다. 대부분의 경우 브리핑은 문자 기사화를 전제로 하며, 사진기자와 카메라기자를 배제한 상태로서 영상취재는 불허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수사 주체가 진행하는 브리핑이 있습니다. 브리핑이 있고 나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기사가 나오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새로운 영상을 구성하기 위해 고심하게 됩니다” 검찰출입 경험이 있는 한 카메라기자의 말이다. 이 기자는 또 “ 초상권 보호라는 검찰 측의 원칙론은 이미 깨어 진지 오래된 일입니다. 지금은 촬영의 허가 여부를 서로의 이해관계에 의해 이용하는 관계가 되었지요”라고 말한다.

공인 취재에 관한 판단도 각자의 입장이 다르다. 취재하는 방송사의 입장에서는 뉴스 제작이 필요한 경우는 대부분 소환 대상자가 공인이기 때문이고, 공인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의 알 권리가 보장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의 입장은 ‘속지주의’가 원칙이다. 청사 건물 내에서는 개인을 향한 어떠한 촬영도 이루어 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과거에 소환자를 엘리베이터 앞까지 따라가면서 촬영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원칙에 어긋났던 것이고 지켜져야 할 약속이 지켜지지 못한 것입니다. 지금 실시하고 있는 청사 내 촬영금지조치는 다시 원칙으로 돌아간 것이고, 이 원칙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대검찰청 강찬우 홍보담당관의 말이다.

그는 또 “지금은 현관 내부에서의 촬영을 불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그 바깥의 상황은 취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청사 내에서는 공식적 회의나 이,취임식 등 촬영이 허용되는 행사에 대해 사전에 기자실에 공지하고 있습니다” 라며 영상취재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검찰의 이러한 입장은 초상권 보호라는 대원칙을 사수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국민의 알 권리 보장에 관하여 고민한 흔적을 찾기는 어렵다. ‘현관 내 촬영불허’와 ‘현관 밖 촬영허용’이라는 두 가지의 기준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초상권보호를 언급하는 것은 논리가 약하다. 실제 법원의 경우 청사 내 외부를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재판정은 담당 판사의 촬영 허가가 별도로 있어야 하는 현행법 상 내부 촬영은 불허하되 재판정 입구에 있는 검색대 안쪽지점부터 재판정으로 보는 관행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울 남부지청 등 지방검찰청에서 카메라기자들이 처했던 상황을 보면 검찰의 원칙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지방검찰청을 취재하는 카메라기자들은 지방검찰청 촬영을 위해 사전허가를 요구 받았다. 청사 내부는 원칙적 불허이고 외부에서의 촬영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지방검찰청의 주장이었고 실제로 허가 이후에 촬영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검찰청 강찬우 홍보담당관은 “외부에서의 촬영은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지 않은 취재행위”라며 “지방검찰청도 대검찰청과 같은 원칙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홍보담당관은 “관공서 내부에서 공무원의 관리 권한이 미치는 한도 안에서 촬영 행위가 이루어지는 것은 허락되지 않을 것”이라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이러한 조치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사항과 시민단체, 검찰 내 자문위원회의 토의사항에 의한 것”이라 밝히고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와 검찰, 그리고 방송사의 책임간부로 구성된 3주체가 논의하는 기회가 있다면 참여할 것”이라며 개선 노력에 동참할 뜻을 나타냈다.

공판주의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같이 소환 자체가 떠들썩하게 이루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배심원의 평결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언론이 공표할 수 있는 내용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평결 이후 보도자료 배포와 기자회견으로 이루어지고 공판 내용은 삽화로 대신하는 것이 관례화 되어 있다. 그들의 이러한 관행의 배경에는 언론사에 대한 민사소송의 활성화가 있었고, 이것이 취재 행위를 위축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건전한 방향의 취재 관행을 고착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현재 검찰이 내세우는 대원칙에는 불복할 근거가 없다. 그러나 지켜지지 않을 원칙이라면 존재의 의미도 없고 주장의 정당성도 약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환 자체가 큰 뉴스가 되고 방송이나 신문에 영상화되는 것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결정적 영향을 주는 행위가 된다. 이런 특수한 사회 분위기를 이용하여 검찰이 평소 금지하던 영상취재를 수사실적 홍보를 위해 허용하는 경우가 생겨서는 안된다.

매체의 다양화와 영향력의 강화를 통해 방송 뉴스는 발전한다. 그에 못지않게 현장취재의 원칙을 바르게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시청자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관공서의 무한개방을 요청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방송뉴스의 질적 발전을 위해 취재방법, 새로운 보도방법 등의 연구가 거듭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 권력은 국민의 뜻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사활동과 관련하여 시청자의 알 권리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더 나은 방송뉴스를 위해서는 현장취재의 담당자와 관공서의 공보 담당자, 각 방송사의 보도담당자 등 행위의 주체들이 함께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그것을 지켜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성숙한 취재문화를 이루어내는 것이 각 방송사의 작은 이익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 범 기자 joobum@sbs.co.kr


  1. No Image

    국민의 알권리 붕괴 - 무너지는 포토라인

    무너지는 포토라인 "교육 안 된 일부 언론사에 의해 공항 포토라인 붕괴" 우리나라의 포토라인은 94년 12월, 본 협회와 사진기자협회에 의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언론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라는 운영선포를 통해 발효 되었다. 상호간의 불...
    Date2005.07.11 Views6086
    Read More
  2. No Image

    위기의 카메라기자

    <사 설> 위기의 카메라기자 최근 들어 각 방송사들의 구조조정설이 터져나오면서 시절이 하수상하다. KBS의 팀제 개편, MBC의 구조조정, SBS의 인원 동결 등 둘러보아 시야에 잡히는 것은 내내 악재들로 보인다. 위기인가 기회인가. 천지가 개벽을 하더라도 현...
    Date2005.07.11 Views6245
    Read More
  3. 외신이 본 한국의 카메라기자

    제목 없음 외신이 본 한국의 카메라 기자 日本放送協會(NHK) 서울지국 카메라 기자 이정우 카메라 기자의 역할은 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영상화(映像化) 하는 것. 기본적으로 사명감을 갖고 “보도에 관련된 영상은 모두 취재한다.” 라는 점에서 일본의 카메...
    Date2005.07.11 Views6276
    Read More
  4. No Image

    TV 뉴스, 재연 영상 사용 자제해야 한다!

    <외부기고> TV뉴스, 재연 영상 사용 자제해야 한다! “경기도 연천군 최전방 비무장지대 대북감시소초. 새벽 2시 반 지하 벙커로 돼 있는 단층건물 내무실에 김 모 일병이 들어옵니다. 내무실에서 병사 25명이 자고 있었습니다. 김일병은 상병들이 자고 있는 침...
    Date2005.07.11 Views5903
    Read More
  5. No Image

    나의 5개월 간의 수습 생활

    <수습을 마치고> 나의 5개월간의 수습 생활 “나의 목표는 시청자 앞에 부끄럽지 않은 카메라기자 이상은” ‘이상은, 빨리 편집팀으로 튀어와!’ 카메라 기자가 된 지 5개월 남짓, 여전히 내 온몸을 식은땀으로 흠뻑 젖게 만드는 가장 두려운 말이다. 19층에 있...
    Date2005.07.11 Views5974
    Read More
  6. No Image

    울산 건설플랜트 노조 파업 현장에서

    건설플랜트 노조 파업의 현장에서 지난 5월 6일, 울산 건설플랜트 노조의 시위와 관련해 취재를 하라는 데스크의 지시를 받고, 나는 현장으로 출발하기 전부터 좀 걱정이 되었다. 돌과 화염병, 쇠파이프 등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실감나는 화면을 확보하려면 ...
    Date2005.06.13 Views5886
    Read More
  7. 검찰청사 내 영상 취재 논란! 그 해법은?

    검찰 청사 내, 영상 취재 논란! 그 해법은? 검찰청사 내에서의 영상취재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피의자, 참고인, 피내사자의 소환이나 출두가 있을 때 그들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 사회의 지명도 있는 인사가 소환의 대상이 되었을 경...
    Date2005.06.13 Views5786
    Read More
  8. No Image

    비용 절감과 뉴스의 경쟁력

    비용절감이 뉴스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최근 MBC 보도국에서는 회사 차원의 예산 절감의 일환으로 해외 출장 시 오디오맨이 없이 취재기자와 카메라기자만이 출장을 가는 2인 출장제를 선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결정했다. 소위 원맨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이 같...
    Date2005.06.13 Views5730
    Read More
  9. No Image

    <칼럼> 가벼운 뉴스, 무거운 뉴스

    가벼운 뉴스, 무거운 뉴스 뉴스가 가벼워지고 있다고들 한다. TV뉴스 프로그램의 문제점으로 늘 지적되는 것이 연성화와 선정적인 보도, 사건 나열 중심의 단순보도이다. 그리고 속보 경쟁으로 인해서 부정확한 보도가 되기도 한다. TV뉴스도 시청률 경쟁에서...
    Date2005.06.13 Views5856
    Read More
  10. No Image

    불황엔 모든 것이 돈으로 판단되는가?

    <취재 포커스> 불황엔 모든 것이 돈으로 판단되는가? 며칠 전 아침 나는 KBS의 구조조정 관련 글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다가 모니터 앞에서 몸이 딱 굳어버렸다. 그 글은 KBS의 경영에 관해 논하면서 인력의 효율적 배치가 중요하다는 논지의 글이었는데 마지막 ...
    Date2005.06.13 Views5994
    Read More
  11. No Image

    학부모 찬조금에 대한 단상

    학부모 찬조금에 대한 단상 예전에도 그러했지만 지금도 촌지로 인해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자식을 낳고 기르면서 처음에 부모의 염원은 “건강하고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였다가, 점점 아이가 자라면서는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지면 걱정이 태산이다. 이렇듯 자...
    Date2005.06.13 Views6237
    Read More
  12. No Image

    브리핑 제도, 초심으로 돌아가라!

    브리핑 제도, 초심으로 돌아가라! 참여정부 출범 이후 야심차게(?) 진행되고 있는 정부 부처의 브리핑 제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선진 언론 취재 시스템이라는 거창한 제도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그 운영에 많은 허점을 노출시켜 제도 운영에 ...
    Date2005.06.13 Views6078
    Read More
  13. No Image

    “공공성 빠진 저급미디어 난립 우려”

    천영세 의원 “이대로면 뉴미디어도 난개발” 10회 연속 공개 세미나 “공공성 빠진 저급미디어 난립 우려” “지금 모두가 위성 디엠비(DMB·디지털미디어방송)나 지상파 디엠비 등 뉴미디어에 대해서는 ‘수출주역이 된다’, ‘고용창출이 늘어난다’는 식의 장밋빛 환...
    Date2005.06.02 Views7309
    Read More
  14. "KBS 현장 포착" 그리고 뉴스의 내일

    제목 없음 “KBS 현장포착”의 선장, 최현주 차장 인터뷰 5월 31일, 기자는 KBS 영상편집제작팀을 방문하게 되었다. 방문 목적은 “현장 포착”을 제작하는 최현주 차장을 인터뷰하기 위함이었다. 기자가 방문하는 순간에도 최현주 차장은 편집에 열중하고 있었다...
    Date2005.06.01 Views6325
    Read More
  15. No Image

    제32회 한국방송대상 보도영상부문 신설

    제목 없음 제32회 한국방송대상 보도영상부문 신설 한국방송협회는 운영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제32회 한국방송대상 올해의 방송인 부문에 보도영상부문의 신설을 의결하고, 지난 27일 방송대상 실시 요강을 공고했다. 한국방송협회 민영동 차장은 “ 보도영...
    Date2005.05.30 Views3947
    Read More
  16. TV뉴스 "선호도" 갈수록 줄어든다! 인터넷 속보로 경쟁력 잃어...

    제목 없음 방송 뉴스 ‘선호도’ 갈수록 줄어든다 인터넷 속보로 경쟁력 잃어...1위는 드라마 ▲ 2004년도 지상파 채널 프로그램 연령별 선호장르 및 교육수준별 선호장르 지상파TV의 뉴스 프로그램 선호도가 해가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다. 특히 연령별 선호도에...
    Date2005.05.27 Views6081
    Read More
  17. No Image

    문화방송이 경인방송 인수(?)

    제목 없음 문화방송이 경인방송 인수(?) 지난해 말 방송사업권을 박탈당한 <경인방송>(아이티브이)이 계속 방송계의 화제다. 이번엔 <문화방송>이 경인방송을 인수해 2채널 체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미디어전문지 <미디어오늘>의 보도가 논란을 촉발시켰...
    Date2005.05.27 Views6103
    Read More
  18. No Image

    방송-통신 통합기구 논의 유감

    방송-통신 통합기구 논의 유감 전신의 아버지 사무엘 모르스는 통신기술의 발달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에 대해 낙관적 확신을 설파했다. 그는 더 빠른 통신이 더 좋은 세상을 창조할 것이라고 예언했던 것이다. 1964년 출간된 마셜 맥루헌의 저서 ‘미디어의 이...
    Date2005.05.27 Views5517
    Read More
  19. No Image

    지상파 DMB특위, 망식별 부호 도입 왜?

    제목 없음 지상파 DMB특위, 망식별 부호 도입 왜? 지상파DMB특위의 망식별 기능 도입 결정은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지상파 DMB에 대해 명확한 입장 정리를 요구하는 측면이 강하다. 지상파 DMB 6개 사업자들은 경쟁매체인 위성 DMB가 본 방송...
    Date2005.05.27 Views6284
    Read More
  20. No Image

    지나치게 친절한 검찰의 피의자 보호

    "지나치게 친절한 검찰의 피의자 보호" 장면1 지난 3월 말 소환 조사에 응한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의 서울 중앙지검 출두에 때 아닌 고함과 욕설, 그리고 수십 명이 뒤엉킨 난투극(?)이 벌어졌다. 김의원은 난투극 직전에 이미 언론과의 인터뷰를 마친 상태였...
    Date2005.05.23 Views600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Next
/ 40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