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
- YTN 「세계의 명견 - 야생에서 인류의 품속까지」팀 정철우, 원종호 기자
"조심스럽고 부담도 되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1. 요즘 근황에 대하여...
정: 정말 정신이 없다. 왜냐하면 3일 후 이번 다큐멘터리 건으로 해외 출장을 가기 때문이다. 유럽, 호주, 미국, 일본 등을 도는데, 현재 예상 일정은 43박 44일이다. 비교적 긴 일정이지만, 기획해 둔 것이 많아 일정 안에 다 소화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2. 「세계의 명견 - 야생에서 인류의 품속까지」라는 다큐멘터리는 어떻게 기획하고 추진하게 되셨는지...
정: 기획하게 된 계기는... 좀 시시하다. (웃음) 지난해 말,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병술년 특집 데일리 아이템에 대해 동료들과 논의를 했다. 많은 아이디어들이 나왔는데, 그것을 천편일률적인 아이템으로 그냥 소진해 버리는 것이 안타까워 윗선에 말씀을 드렸고, 그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주시고, 조언해 주셔서 추진하게 되었다. 마침 방송위원회에서 방송발전기금 지원 대상을 선정 공모가 있었고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기획서를 제출했는데 선정이 된 것이다.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도 내가 카메라기자 초년병 시절부터 이런 작품을 꼭 해보고 싶었었기 때문이라든가 개에 대한 지식이 엄청나게 많아서는 아니다. 뭐, 개를 좋아해서 어려서부터 키워왔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도 개를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과 특별히 다른 수준은 아니다. 단지, 불균형한 한국의 애견에 대한 인식을 조금 새롭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소위 말하는 ‘명견’의 경우, 사람도 먹지 못하는 비싼 음식들을 먹고 호화스러운 생활을 한다. 그런 개는 가격도 매우 비싸고, 개의 주인도 그것을 소유하고 있음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개는 단순한 ‘애견’의 의미나 ‘재산’의 의미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키우는 것이 아니라 ‘반려자’로서 우리와 함께 하는 존재인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보신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의식이 지극히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조금 가벼운 느낌의 작품으로 ‘명견’에 대해 시청자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명견’은 인간과 친밀하게 교감하고 있는 우리 옆집의 백구라는 것을 말이다.
3. 카메라기자가 직접 제작의 모든 과정에 참여한다는데 부담도 많았을 것 같은데 그래도 굳이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신 이유
정: 우선 다른 것보다 YTN 영상취재팀 분위기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자유로운 편이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본다. 팀 선후배들이 함께 아이디어도 내주고, 조언과 격려를 해준 덕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원: YTN 카메라기자들은 ‘새로운 시도’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한 시도 중 하나로 이 작품을 봐 주시면 좋겠다. 우리가 글을 쓰는 능력이 뛰어나서, 혹은 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모든 것을 해보겠다고 나선 것은 아니다. 글을 쓰는 능력은 아무래도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카메라기자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답게 ‘글’로써 부족한 면을 ‘영상’으로 채워보겠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영상시대에 걸 맞는 진정한 ‘영상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보고 싶다.
4. 현재 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인지?
원: 국내 취재는 반 정도 진행되었고, 3일 후에 떠나는 해외 취재도 모든 준비를 끝낸 상태다. 해외 취재에서 얻어 와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출장에 대한 부담이 크다. 오지 취재가 많아 섭외부터 어려움 그 자체였다. 다녀와서 국내 보충 취재를 하고 완결을 지을 예정이다. 방송위원회와 약속된 기일이 11월 15일인데, 이때까지 제작 완료 뿐 아니라 방송을 마쳐야 한다. 해외 취재가 순조롭게 이루어져 계획대로만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5. 작업을 해오시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다면?
정: 글쎄... 아직 잘 모르겠다. 제작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없다. 다만, 조심스러운 것은 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부담이 된다. 특히 우리가 현업에서 완전히 제외되어 작업을 하기 때문에 다른 동료들이 우리의 일을 나누어서 하고 있어 미안하고, 마음이 무겁다.
원; 그렇다. 그래서 더욱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결과가 좋았으면 좋겠다.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을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러한 과정들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카메라기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카메라기자만의 작품, 카메라기자만의 장르를 만들어 보고 싶어 ‘무모한 도전’을 감행했다. 조금만 더 예쁘게 봐 주시고, 마음으로라도 응원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다.
8. 동료 카메라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 우선 YTN 카메라기자들에게는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동료들의 응원이 아니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 더 말하고 싶은 것은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는 카메라기자가 되자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안 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머릿속에만 있는 아이디어는 결국 아무 것도 없는 것과 같다. 나서자! 그리고 경험해보자! 그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 될 것이다.
안양수 기자 soo17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