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현업단체 기자회견문]
온국민이 반대하는 김홍일 지명 철회하라
아직도 민심을 모르겠는가. 지난 12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동관이 국민적 심판 여론에 못이겨 쫓겨난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 방송통신 분야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대검 중수부장 출신 국민권익위원장 김홍일을 지명했다. 언론장악 기술자를 몰아내니 언론을 말살하기 위해 칼잡이를 보낸 격이다.
국민 여론은 그 어느때보다도 차갑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60.1%가 김홍일의 지명을 방송장악 의도로 평가하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전체 29%에 불과했다. 언론계는 진보 보수 가릴 것 없이 이미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있다. 심지어 <조선일보>조차 ‘방통위원장까지 검사 출신, 꼭 이렇게 해야 하나'라며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나섰다. <동아일보>도 ‘방통위원장, 왜 대통령 선배 검사인지 설명이라도 해야'라며 비판 여론에 동참했다. 윤석열 정권의 뒷배 노릇하던 보수 언론들조차 이해못할 인사니 대통령실도 입이 있으되 할 말이 없는 듯 하다. 전문성과 정치적 독립성, 중립성 등 방통위원장 직무에 필요한 아무런 적격성도 없는 인사에 오죽 둘러댈 말이 없으면 대통령 비서실장이 ‘자수성가한 소년가장’이라는 황당한 이유를 댔겠는가?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존경한다는 선배 검사 김홍일은 현직 권익위원장으로 공영방송 이사 불법 해임 과정에 전례 없는 권익위 조사권을 남용하고, 대통령 낙하산인 박민 KBS 사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노골적인 편향성과 이중성을 이미 드러냈다. 공정과 상식, 정치적 독립은 그에게 전혀 부합하지 않는 수식어들이다.
급변하는 미디어 생태계의 중심을 재설정하고, 시민의 알 권리와 정보접근권을 확대해야 할 시기에 퇴행과 역주행만 거듭한 이동관 방통위의 지난 100일만으로도 민주주의 퇴행과 언론자유 파괴는 도를 넘어섰다. 또다시 무자격 무면허 운전자에게 방송 통신 정책의 책임을 맡기는 것은 민주주의 선진국이자, 정보통신 강국인 대한민국을 사지로 몰아넣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언론탄압과 방송장악을 앞세운 윤석열 정권의 독재적 행태는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 바닥을 모르는 대통령 지지율은 차곡차곡 분노를 쌓아가고 있는 서늘한 민심을 보여준다. 지금이라도 검사 선배 김홍일의 방통위원장 지명을 철회하고, ‘탄압’과 ‘장악’의 앙상한 몰골만 남은 미디어 정책을 전면 폐기하는 것만이 윤석열 정권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이다.
이마저도 거부한다면 윤석열 정권에 대한 준엄한 국민적 심판이 기다릴 뿐이다.
우리 언론 현업인들은 윤석열 정권의 시대착오적 언론탄압을 완전히 분쇄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수십년 째 집권세력의 전리품이 된 방송통신 및 언론관련 규제기구의 민주적이고 근본적인 재편을 위해 싸워나갈 것이다.
우리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 아래와 같이 엄중히 요구한다.
하나. 윤석열 대통령은 온국민이 반대하는 김홍일 지명을 철회하라!
하나. 윤석열 대통령은 방송, 포털, 인터넷 언론, 신문, 비영리 팩트체크 기구 등 언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전방위적이며 시대착오적 탄압을 중단하라.
하나,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언론자유 파괴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2023년 12월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