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 - 뉴미디어 새내기가 본 영상기자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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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새내기가 본

영상기자의 역할

 

 

(사진1) 뉴미디어 새내기가 본 영상기자의 역할.jpg

 

 뉴미디어 부서 생활 6개월, 이곳에 있다 보니 영상기자의 역할이 어디까지인가 고민하는 일이 잦아졌다. 물론 뉴스 영상을 책임진다는 일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우리가 만들던 뉴스가 TV를 벗어나 여러 형태로 확장되면서, TV뉴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영상기자의 역할도 변화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TV 앞에서 뉴스를 기다리던 시청자들은 이제 스마트폰을 들고 뉴스를 선택하고, 조회수나 구독자 수로 그 매체를 평가한다. 시대가 변했고, 뉴스도 변했다. 그렇기 때문에 영상기자의 역할에도 변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한 대비는 대체로 부족했다. 아마도 매체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내가 일하고 있는 <비디오머그팀>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뉴미디어 플랫폼에 데일리 뉴스 영상을 재가공하거나,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업로드 한다. 이곳에서의 제작은 기존의 뉴스 제작 시스템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우선 보도국보다 훨씬 다양한 구성원들이 제작과정에 참여한다. 취재기자, 영상기자, 작가, 편집 PD, 디자이너, 에디터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 콘텐츠에 참여해 서로 소통하며 콘텐츠를 만든다. 제작 과정은 심플하지만 더 세밀하고 깊이가 있다. 조직의 문화도 사뭇 다르다. 보도국에서는 대부분의 결정을 간부들이 모인 편집회의에서 하지만 이곳에서는 구성원 모두가 아이템 결정에 참여하고, 자신의 의견을 가감 없이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것이 콘텐츠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비디오머그>에는 3명의 영상기자가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는 콘텐츠 제작의 모든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 먼저 데일리에서 취재된 영상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고민해 아이템을 발제한다. 언제든 영상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다른 구성원에게 공유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이슈를 팔로우하고 있어야 하는 작업이다. 또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때는 기획부터 섭외, 영상구성, 촬영 등 모든 부분에서 영상 코디네이터로서 참여한다. 인터뷰 싱크를 풀거나, 구성상 필요한 연기도 하고, 내레이션을 읽는 등 세세한 업무까지도 역할을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어떤 역할을 더 할 수 있을지는 현재도 여전히 탐구 중이다.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에서 기존 뉴스 형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게 나야’ 같은 시리즈물은 예능적 성격을 띠기도 하지만, 때로는 ‘Scope’ 같이 아주 진지한 다큐적 성격의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곳이 작은 방송사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예능도 하고, 교양도 하고, 뉴스도 하는 것이다. 매번 달라지는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영상기자들의 역할도 다양하게 변화한다. 영상취재에는 ENG 한 대보다 간편하고 단순한 장비를 여러 대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 때가 많다. 기사가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영상과 싱크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구성에 맞추려면 여러 상황을 놓치지 않고 효과적으로 커버할 수 있어야 한다.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지만 무엇이 정답인지는 단정 지을 수 없다.

 

 

‘영상기자만이 할 수 있는 일’

 

(사진2) 뉴미디어 새내기가 본 영상기자의 역할.jpg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다른 직군과 마찬가지로 영상기자 직군에도 불안감을 준다. 뉴미디어 시장에서 ‘영상기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현재까지의 경험으로 내린 나의 결론은 영상기자로서의 강점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로 이유를 말할 수 있겠지만 가장 크게는 소통과 경험, 그리고 노하우의 측면을 들 수 있다.

 

 첫째 소통의 측면. TV뉴스와 마찬가지로 뉴미디어에서도 영상기자가 취재한 영상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제한된다. 결국 콘텐츠의 핵심이 되는 영상은 현장의 영상기자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현장의 영상기자와 가장 잘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은 영상기자이다. 청와대, 국회, 검찰 등의 출입처나 사회, 경제, 스포츠뉴스 등의 현장에 있는 영상기자와 현장 상황을 즉각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동시에 뉴미디어 다른 구성원들에게 이 내용을 전달함으로써 콘텐츠 제작에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더 나아가면 현장의 영상기자에게 뉴미디어의 필요를 전달함으로써 원 소스를 생산하는 사람과 가공하는 사람을 이어주는 필수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두 번째, 보도영상에 대한 이해력. 뉴미디어 특성상 영상취재를 나가는 시간만큼 인제스트 된 영상을 확인하는 시간이 많은데, 영상기자는 같은 영상을 보더라도 누구보다 현장 상황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볼 수 있다. 직전까지 본인이 하던 일이었기 때문에 어떤 생각으로 이것을 촬영했는지, 영상에 나오지 않는 주변은 어떤 상황인지 잘 알 수 있다. 풍부한 현장의 경험에서 나오는 통찰력은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아이템을 선별하고 제작하는데 큰 역량이 된다.

 

 세 번째, 영상제작의 노하우. 보도영상 촬영의 특성상 갑작스러운 변수에 대처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제작을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 제아무리 촬영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사전에 세팅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게 판단하며 촬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뉴스를 예능 혹은 다큐처럼 촬영하면서 취재원에 대한 배려와 취재에 대한 윤리적인 부분도 함께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영상기자만큼 역량을 확보한 제작진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강점들이 향후 영상기자만의 역할로 남으리라는 법은 없다. 뉴미디어 환경은 생물과 같이 계속 변하고 있고, 어떤 변수가 우리를 위협할지 모른다. 현재의 자리를 잃지 않으려면 지금 담당하고 있는 역할에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결국 정답은 도전이고 시도이다. 영상기자라는 직군이 변화하는 시대에 살아남고, 역할을 계속 진화시켜 가려면 할 수 있는 어느 길이든 도전해 봐야 한다. 나아가 할 수 없는 어떤 길도 개척하려는 시도와 용기가 필요하다. 도전하지 않고, 시도하지 않고 변하는 시간 속에 생존할 수 있는 것은 없을 테니까.

 

 

김승태 / SBS    (증명사진) 김승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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