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확진자의 동선, 취재진의 동선

 

 

(사진) SBS김남성 인천공항 현장 사진.jpg

▲ 인천공항에서 마스크를 끼고 취재하고 있는 필자<사진>

 

 

 대한민국에서 가장 광범위한 행동반경을 가지는 직업은 뭘까? 아마도 순위를 매긴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영상기자가 포함되지 않을까? 종종 생각해 본다. 장소나 시간 제약 없이 소위 '총'을 맞는 것이 주 업무인 직업. 예고 없는 서울-부산 당일 출장쯤은 거뜬한, 가끔은 해외출장도 기약없이 떠나는 것이 일상이다.

 

 난데없이 행동반경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바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다. 고열과 폐렴 증상이 악화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이 무서운 전염병은 치료제가 없고, 사람 대 사람으로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기에 확진자가 이동한 경로를 따라 접촉자를 추적해 관찰하는 것이 그나마 할 수 있는 모든 것인 듯하다. 보건당국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구체적인 시각을 기재한 이동경로를 발표하고 있다. 자연스레 일반인들의 관심은 확진자들이 언제 어디를 다녀갔느냐에 집중되고, 언론은 연일 새로운 확진자들의 동선과 그들이 방문했던 장소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8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는데, 확진자의 이동경로를 보면 음식점, 극장, 지인 집, 레저 공간등 에 방문한 구체적인 시각도 확인된다.

 

 그런데, 여기에 만약 영상기자인 본인의 일정을 대입해보면 어떻게 될까? 국내 첫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던 1월 20일부터 2월 5일까지 보름정도의 기간 필자는 인천공항 3회, 김포공항, 어느 초등학교, 명동 내 약국 10여 곳, 만화방, 대검찰청, 마스크 제조공장, 진천 인재개발원, 방산시장, 대학로 소극장 몇 곳 등을 돌았다.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은 5,9호선 지하철을 이용했고, 수 많은 사람들이 바삐 오가는 회사에도 하루 몇 시간씩 머물렀다. 업무 중간에 거친 편의점과 카페, 식당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았다. 설 연휴에는 양가 부모님과 큰어머니, 외할아버지를 찾아 뵙기도 했으며, 주말부부 생활을 하는 터라 KTX로 지방을 몇차례 오가기도 했다. 아! 3,4,15번 확진자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던 20일엔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우한발 항공편 탑승객을 찾아 두 시간 넘게 헤메는 일도 있었다. 업무 특성상 무수히 많은 인파에 노출되며 불특정 다수와 대화를 하는 일도 잦다. 나와의 밀접 접촉자 숫자를 과연 헤아릴 수 있을까? 내가 만일 바이러스 감염이 되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지난 몇 년 간 크고 작은 전염병으로 사람과 가축 가릴 것 없이 몸살을 앓아 왔다. 메르스, 신종플루가 인간을 힘들게 했고, 동물들은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고통받았다. 구제역이 한창이던 때 취재 차량을 타고 축산농가, 사료제조 시설, 방역기관, 방역현장 등을 종횡무진하던 중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상황에서 내가 가장 위험한 변수가 될 수 있겠구나!’

 

 좀 다른 이야기를 해 보자면, 어릴 적부터 난 그다지 깨끗한 습관을 가진 편이 아니었다. 독립하기 전에는 어머니, 지금은 아내에게 청소에 관련한 잔소리를 많이 듣지만, 영상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이후 개인위생에 대해서는 무척 노력하고 있다. 일과 중 손을 씻거나 가글을 하는 등의 행위에 제법 집착하게 되었고, 귀가하면 무조건 샤워를 한다. 집안과 밖에서 입는 옷을 철저하게 구분하고 한번 입었던 옷은 가급적 귀가하면 바로 세탁을 한다. 책상 서랍엔 알콜솜과 마스크를 항상 구비해놓고 사용하는 편이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슈퍼전파자’가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전염병이 돌면 기자들은 더 바빠진다. 바쁘고 힘든 일상이 반복되다보면 지쳐가고, 위생과 안전이 뒷전으로 밀리곤 한다. 1월 20일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뒤, 급하게 공항에서 우한발 항공편 승객을 찾아다녔는데, 정신없이 일을 마치고 보니 마스크 쓰는 것조차 깜빡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뷰파인더에 시야를 오롯이 맡기고 일에 집중을 하다보면 많은 것들을 놓치게 되지만, 우리 건강만큼은 스스로 잘 지켜야 하지 않을까? 건강이 최우선이 아니던가?

 

 

김남성 / SBS  (사진)SBS 김남성 증명사진.jpg

 

 

 


  1. [줌인]

    [줌인]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장을 휩쓸었다. 아카데미 최고의 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방탄소년단 센세이션에 이어 두 번째 문화적 쾌거, 영화 역사상 대약진이라 할 만하다.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트...
    Date2020.03.12 Views17
    Read More
  2. 확진자의 동선, 취재진의 동선

    확진자의 동선, 취재진의 동선 ▲ 인천공항에서 마스크를 끼고 취재하고 있는 필자<사진> 대한민국에서 가장 광범위한 행동반경을 가지는 직업은 뭘까? 아마도 순위를 매긴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영상기자가 포함되지 않을까? 종종 생각해 본다. 장소나 시간 제...
    Date2020.03.12 Views31
    Read More
  3. 클라우드시대의 영상기자

    클라우드시대의 영상기자 보도영상 관련 기술은 계속 발전해왔다. 화질은 SD에서 HD로, 기록 매체는 테이프에서 메모리로 진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영상취재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영상기자의 역할까지 바꾼 것은 아니다. 하지만 MNG는 기존의 위성 장비를...
    Date2020.03.11 Views23
    Read More
  4. 지역 영상기자의 '반전(反轉)' 적응기

    지역 영상기자의 '반전(反轉)' 적응기 ‘지역이라고 해서 만만히 볼 게 아니구나...’ 작년 이맘때쯤 처음 빛고을에 발을 딛고 난 후 1년 동안 머릿속에 늘 떠오르던 생각이다. KBS에 입사하기 전 서울에서 맞닥뜨리던 현장과 업무와 비교할...
    Date2020.03.11 Views16
    Read More
  5. 제주에서의 일 년, 어떻게 보내게 될까

    제주에서의 일 년, 어떻게 보내게 될까 ▲ 제주 월정리 해변에 취재하고 있는 필자 2016년 4월, 일주일 동안 제주를 돌아본 경험이 있다. 당시 제주공항에서 일하던 친구네 놀러 가서 사흘, 영화제가 열린다는 강정마을에서 이틀, 그리고 결혼 후 제주시 구좌읍...
    Date2020.03.11 Views21
    Read More
  6. 드라마는 감독의 작품인가

    드라마는 감독의 작품인가 1. “습관이 이상하게 들어 시나리오를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카페나 커피숍에서 쓴다. 영화가 개봉할 때쯤에 가보면 그 커피숍이 망해서 없어졌다.” 2020년 미국 헐리우드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
    Date2020.03.11 Views14
    Read More
  7. 그들의 첫 번째 가이드라인과 두 번째 가이드라인

    그들의 첫 번째 가이드라인과 두 번째 가이드라인 ▲ 지난 11월 29일과 30일 이틀간 영종도 웨스턴그레이스호텔 세미나실에서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내용을 마지막 점검하고 있는 집필진<사진>. 2014년 1월에 개봉했던 ‘겨울왕국’이 ...
    Date2020.01.09 Views41
    Read More
  8. [줌인] 아듀 2019, 웰컴 2020!!

    아듀 2019, 웰컴 2020!! 2019년 한 해가 저물고 2020 새해가 왔습니다. 우주 만물이 저마다 한 살을 더 먹었습니다. 여러분들의 2020, 우리의 새해 전망은 어떻습니까? 새해엔 우리 사회에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오래된 이야기지만 TV 뉴스는 한층 더 위기를 ...
    Date2020.01.09 Views51
    Read More
  9. 해외 사례로 ‘검찰 포토라인’ 철폐 톺아보기

    해외 사례로 ‘검찰 포토라인’ 철폐 톺아보기 검찰 뉴스의 익숙한 공식이 깨지고 있다. 법무부 훈령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피의자 소환을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더 이상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의 모습을 뉴스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얼마 전까지 당...
    Date2020.01.09 Views49
    Read More
  10. 영상기자가 가져온 내 삶의 변화

    영상기자가 가져온 내 삶의 변화 사람은 한 치 앞일도 알 수가 없다. 불과 작년만 해도 나는 아직 학생이었다. 그러다가 영상기자라는 직업 명사는 불현듯 내게 왔다. 영상기자가 된 후 세 번째 봄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이에게는 저마다 인생 전환점이 있을 ...
    Date2020.01.09 Views37
    Read More
  11. ‘단순실수’가 단순하지 않은 이유

    ‘단순실수’가 단순하지 않은 이유 영상 데스킹, 케케묵은 이야기 최근 몇 개월 동안 KBS뉴스는 보도 영상에 관한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서 큰 홍역을 치렀다. 지난 7월, 일본 불매운동을 소개하는 뉴스에 특정 정당 로고가 노출되는 방송사고가 있...
    Date2020.01.08 Views38
    Read More
  12. 디지털 경험을 통해 새롭게 보이는 것들

    디지털 경험을 통해 새롭게 보이는 것들 현장에 도착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 누구에게 있을 것이다. 그럴 땐 현장에서 좀 떨어져 먼 곳에서 바라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도 비슷한 원리로 도...
    Date2020.01.08 Views29
    Read More
  13. 트라우마를 경험한 취재원, 그리고 셀프케어

    트라우마를 경험한 취재원, 그리고 셀프케어 ▲ 필자가 지난 8월 27일 호주 멜버른 다트센터에서 방송기자연합회 연수 대상자 기자들에게 ‘트라우마를 경험한 지역사회 보도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1979년 10월, 박정희 유신독재에 반대해 일어...
    Date2020.01.08 Views9
    Read More
  14. 1년차 지역총국 영상기자의 반성

    1년차 지역총국 영상기자의 반성 8시 50분. 커피 한 잔과 함께 회사에 들어서며 하루가 시작됩니다. 9시 10분. 취재 일정이 나옵니다. 하루에 리포트 하나 정도를 제작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보통은 오전 10시쯤 시작해 3시경이면 현장 취재는 끝납니다. 취재...
    Date2020.01.08 Views52
    Read More
  15. 펭수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펭수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 자이언트 펭TV에 출연한 펭수 지난 10월 말, 우연히 EBS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에 출연했다. SBS 정복기라는 에피소드로 펭수가 스브스뉴스팀을 방문했을 때 (5초 정도?) 잠깐 출연 당한 것. 그 출연 후 주...
    Date2020.01.08 Views16
    Read More
  16. 일반인과 연예 나영석 PD와 김태호 PD의 전략

    일반인과 연예 나영석 PD와 김태호 PD의 전략 나영석 2018년 6월 18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 라이언스 세미나’. 나영석 PD는 거기서 외국인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한국에서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이 어떻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는가? 이를 주제...
    Date2020.01.08 Views7
    Read More
  17. 겨울에 시도해 볼 만한 소소하게 와인 마시기

    겨울에 시도해 볼 만한 소소하게 와인 마시기 ▲ MBN 부서원들과 와인 모임을 가졌다(사진 왼쪽 맨 앞이 필자). 삼겹살에 소주, 그리고 와인 한잔. 유난히 술 한 잔이 생각납니다. 그간 건강을 위해 술을 자제해 왔지만 뭐 추운 겨울이잖아요. 저와 일행은 이태...
    Date2020.01.08 Views17
    Read More
  18. 스마트폰 중계, 또다른 도전의 시작

    스마트폰 중계, 또다른 도전의 시작 ▲ 스마트폰 중계를 하는 아리랑TV 현장 분위기 방송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 중이다. 어느새 UHD 화질이 대중화되어가고 있고, 송출도 LTE에서 5G로 발전 중에 있다. 뉴스 영상취재 역시 마찬가지다. 방송 기술 발전의 ...
    Date2019.11.06 Views94
    Read More
  19. [줌인] 고(故) 안정환 선배를 추모하며

    고(故) 안정환 선배를 추모하며 동료들이 검은 옷을 입고 모인 빈소. 차고 건조한 느낌의 형광등 불빛 아래 놓인 영정사진. 그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 왜 그랬는지, 무슨 상황에서였는지 선배는 엄지를 치켜세우고, 비현실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
    Date2019.11.06 Views62
    Read More
  20. 워킹대디도 힘들어요

    워킹대디도 힘들어요 ▲ OBS 강광민기자 가족 워킹맘은 힘듭니다. 육아만 하는 것도 너무 힘든데 직장 일까지 같이 해내는 엄마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요?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 남성의 육아 참여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
    Date2019.11.06 Views65
    Read More
  21. [줌인] 수색꾼에게 필요한 것, 단 한 명의 친구, 동지

    수색꾼에게 필요한 것, 단 한 명의 친구, 동지 역사적으로 봐도, 진실과 정의는 언제나 높은 곳에 감춰져 있었다. 그것이 알려지거나 폭로되면 불편해지는 이들이 높고 깊고 후미진 데에 진실을 숨겨 놓았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사실일수록 우연히 땅에 떨어...
    Date2019.09.09 Views8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