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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인터뷰 시즌2 - mbn 보도국 영상취재부 박원용 기자>

"카메라기자 모두가 '진정한 능력'을 갖기 바라며"

 지난달 20일, 나는 mbn 박원용 기자와 인터뷰 약속을 하고 국회를 찾았다. 박원용 기자는 현재 국회에 출입하고 있으며, 국회 반장을 맡고 있다. 그 날 국회는 새 대통령 취임식 준비로 매우 분주한 모습이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박원용 기자 역시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었다. 국회 정문에서 만난 박 기자는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다는 말과, 부끄럽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매우 친근한 것이 슈퍼마켓 아저씨 같았다. 이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지난 인터뷰 주자인 YTN 한원상 차장이 박원용 기자를 ‘소신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셨습니다. 본인의 일에 대한 ‘소신’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이어지는 인터뷰 시즌2의 바통을 넘겨받으신 소감이 어떠신지 함께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남다른 ‘소신’을 가지고 일을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일에 ‘소신’을 갖고 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내가 생각하는 소신은 특별히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해 실천에 옮기고,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면 그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한원상 차장이 이번 이어지는 인터뷰 주자로 나를 추천했는데, 사실 매우 겸연쩍다. 내가 뭐 특별히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수상을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타의 귀감이 될 만큼 뛰어난 인품을 가진 것도 아닌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하나 많은 고민이 되었다. ‘이어지는 인터뷰 시즌2’의 기획 의도가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것이어서 어찌어찌하다 보니 내가 추천이 된 것 같은데, 나 같은 사람보다는 여러 훌륭하신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배우는 코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 카메라기자로 일을 한 지 몇 년이나 되셨습니까? 일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카메라기자로 일을 한지 올해로 17년이 되었다. 카메라기자를 시작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17년 이라는 세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아이러니하게도 17년 이라는 시간을 지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참사’이다. 나는 성수대교가 붕괴되었을 때도,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현장에 취재를 갔었다. 10여년이 지난 일이지만 그곳에서 내가 촬영했던 장면들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는 퇴근시간 무렵이라 차가 막혀 늦게 도착할까봐 현장에 지하철을 타고 갔다. 가보니 기가 탁 막혔다. 그 큰 백화점이, 그렇게 튼튼해 보이던 백화점이 정말 무너져 있었던 것이다. 내 눈으로 직접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그 때는 참 의욕이 대단했던 것 같다. 그 때 우리 애가 5개월 정도 되었을 때인데 겁도 없이 그 속으로 카메라를 들고 들어갔으니 말이다.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은 일들을 그 때는 했었다. 그러고 보면 나도 나이가 들긴 들었나보다.

3. ‘카메라기자’라는 직업이 매우 자랑스러웠을 때나 특별히 보람을 느꼈던 일이 있으시다면.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시청자에게 그들이 직접 보기 어려운 무엇인가를 보여주었을 때이다. 1998년, 북한이 금강산을 처음 개방했을 때, 나는 mbn 대표로 그곳 취재를 갔었다. 금강산에 도착하자마자부터 아직 금강산을 보지 못한 시청자들에게 그곳의 면면을 보여주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기억이 난다. 카메라를 들고 그 높은 봉우리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도 힘든 줄을 몰랐다. 내가 촬영한 영상을 본 시청자들이 ‘금강산이 저렇게 생겼구나!’하고 감탄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카메라기자를 하면서 아마도 그때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것 같다.

4. 미래에 본인이 카메라기자로서 정년을 맞았을 때, 스스로 어떤 기자였다고 평가받고 싶나?

 어떤 기자였다고 평가받고 싶다고 하기 보다는 특정한 뉴스를 떠올렸을 때, 나 ‘박원용’을 단박에 생각해 낼 정도로 인상적인 ‘특종’을 하고 싶다. 특종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나는 아직 특종다운 특종을 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내 가까이에 있는 특종’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개인적으로 여행을 갈 경우에도 캠코더를 소지하는 편이다. 내 눈 앞에서 사고가 났는데 캠코더가 없어 그것을 촬영하지 못한다면 카메라기자로서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는가? 그렇게 얻은 특종, 그 뉴스로 내가 기억된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5. 2008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시다면.

 올해는 열심히 공부를 해보고 싶다. 공부와 담을 쌓고 술과 친구한 세월이 길어 잘 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방송 환경이 급변하면서 새롭게 익혀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지금껏 그런 것들을 외면하며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는 인터넷 송출 등 앞으로 내 업무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6. 후배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요즘은 너무도 훌륭한 후배들이 많다. 공부도 많이 하고, 능력도 출중한데다가 다들 외모도 준수하다.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한참 배워야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다소 인간적인 면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후배들도 많지만, 어느 집단이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인간관계’이다. 그리고 그 역시 매우 중요한 능력으로 인정된다. 누군가가 얘기했다. ‘진정한 능력은 타인으로 하여금 본인을 향해 환한 웃음을 짓게 하는 것’이라고… 후배들 모두 진정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6. 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협회에서 회원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중 촬영 교육이나 넌리니어 편집 교육 등 현업과 관련된 교육과 함께 은퇴 후를 대비한 교육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를 들면 재테크나 창업에 관련된 교육이 있을 수 있겠다. 나뿐만 아니라 다수의 회원들이 이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7. 다음 이어지는 인터뷰 주자를 추천해주세요.

 다음 인터뷰 주자로는 SBS 김두연 차장을 추천한다. 김두연 차장은 업무 면에서도 물론 출중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진정한 능력’을 가진 분이다. 누구에게나 진심으로 그리고 친절하게 대하기 때문에 그의 얼굴을 대하면 환하게 웃지 않을 수 없다. 타인으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하는 분, 나는 그를 추천한다.

안양수 기자 soo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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