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취재기>
“생방송으로 전해진 우리의 땅 독도”
캡 : “태현아, 이번 주에 특별한 일 있냐?”
태현 : “아니요.”
캡 : “그래? 그럼, 독도 구경 다녀와라.”
태현 : “네, 알겠습니다.”
캡과 이 짧은 대화 후, 일본 문부과학성이 중학교 교과서에 자국영토로 명시함으로 인해 긴장감이 고조된 독도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앞으로 다가올 힘든 여정을 알지 못 한 채 출장 준비를 바삐 한 후, 저녁 8시경 취재진은 강원도 동해 묵호항으로 향했다. 새벽 1시경 동해에 도착 다음날 아침 7시 울릉도행 배를 타기위해 묵호항 근처 숙소를 잡았다. 갑작스런 출장에 정신없이 짐을 챙기고 여기까지 달려오느라 몸이 피곤했으나 ‘이번 취재를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무거운 책임감과 역사의 현장에 내가 곧 선다는 설렘으로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다음날 해가 밝았다. 선선한 바람, 너무나 잔잔한 파도 덕분에 묵호항을 출발 9시간 만에 드디어 독도에 도착했다. 무사히 독도에 도착했다는 안도감도 잠시, 독도 선착장에 힘차게 들뜬 마음으로 발길을 내딛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야 했다. 수 백 명의 사람들은 20분 정도의 제한된 시간 안에 눈으로, 마음으로 그리고 사진으로 독도를 담으려고 분주히 움직였다. 이 순간 독도는 더 이상 외로운 섬이 아니었다.
얼마 후 잠시나마 독도와 함께했던 이들은 떠나가고 취재진은 서너 시간 뒤에 있을 뉴스를 준비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이번 출장에 취재진은 취재기자 2명, 보도기술팀 3명, 오디오맨 등 최소한의 인원으로 꾸려졌다. 그래서 나는 취재 및 송출 이외에 매 뉴스 시간마다 중계 카메라맨의 역할도 해야 했다. 라이브 장소가 바뀔 때마다 보도 기술팀 선배들과 같이 장비를 옮기고 적절한 조명 설치와 좋은 앵글을 잡기 위해 힘썼다. 우리들은 한 몸인 듯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타사보다 먼저 저녁 6시, 7시, 9시, 11시 아침뉴스에 독도 생방송을 할 수 있었다.
이번 독도 출장의 가장 큰 포인트는 일본이 촉발 시킨 영유권 분쟁의 현장인 아름다운 우리의 땅 독도에서 라이브로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KBS 카메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한다는 점이었다. 독도 경계근무에 만전을 기하는 경비대원들의 모습, 어느 때보다 유난히 펄럭이는 태극기, 독도 근해를 쉼 없이 정찰하는 해양 경비함과 헬기, 아름다운 우리의 땅 독도의 여러 모습 등이 우리의 카메라를 통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전해졌다.
때로는 안개가 자욱이 쌓이고 때론 거친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취재진이 독도에 머문 5일 동안 생방송 연결은 계속되었다. 독도는 취재뿐 아니라 먹고 자는 데도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동도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장소는 와 등대 한 곳뿐. 우리들은 등대 소장님의 큰 배려로 등대에 거처를 어렵사리 잡았다. 여기에도 등대지기 3명, 타사 취재진 5명 우리 취재진 7명 포함 넉넉한 공간은 찾을 수 없었다. 3개의 방중 작은방 하나에 4명이 간신히 몸을 뉘었고 나머지는 부엌, 지나가는 통로에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깥보다는 이곳이 천국이지만 하루 동안의 피로를 풀기에는 부족한 곳이었다.
일본의 터무니없는 망언 때마다 많은 관심을 받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라는 행정 구역을 가진 독도. 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KBS 카메라로 이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많은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며 느꼈던 가슴 뿌듯함은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김태현 / KBS 보도본부 영상취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