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비상상황에서의 취재보도 준칙에 관한 토론회 열려
비상상황에서 새로운 보도 가이드라인 필요
지난 12월 20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전시-비상상황에서의 취재보도 준칙’에 관한 긴급 토론회를 주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에서 드러난 언론과 군의 정보관리 및 보도수위조절의 문제점에 대해서 토론했다.
윤영철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발제를 통해 “군과 언론은 군사적 충돌에 대비한, 기밀보호와 국민의 알권리를 모두 만족하는 정책을 개발하는 데 소홀했다”며 현 상황을 지적한 뒤 “비상상황에서 군과 언론은 기밀보호와 국민의 알권리를 놓고 충돌하기 쉽다. 이번 연평도 포격에서도 군 당국이 취재를 제한하는 조치에 대해 언론이 강력히 항의하는 등 정보 통제를 우선시 하는 군과 정보공개를 원하는 언론 간 충돌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연평도 사건 이후 군사기밀 누설의 문제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됐다"며 "현재 군이 법적, 행정적으로 군사기밀과 언론보도를 차단할 수 있지만 언론의 입장에서는 군사기밀이 너무 포괄적이라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윤 교수는 발제문에서 포격장면이 촬영된 CCTV영상에 폭발음을 덧붙이고, 연기를 부각시키는 등의 왜곡된 보도 실태를 비판했으며, 미국군의 첨단 장비와 성능을 반복적이고 상세하게 보도해서 마치 무기 마케팅 전시장으로 전락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의 지정토론에서는 군과 언론측 입장에 대한 좀 더 직접적인 토론이 시작됐다. 토론에 참석한 윤원식 국방부 공보과장은 “일부 언론의 분별력 없는 보도, 폭로성, 한건주의 보도에 대해 국민들이 개개인의 안위와 안보불안을 우려한다.”며 이것이 지금 언론보도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전시-비상상황에서의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보도해서는 안 되는 것들도 여과 없이 방송에 나가고 있다”며 “통합방위법상에 따라서 군이 취재와 보도를 통제해야 했지만 엄격하게 시행하지 못했고 작전보안이나 정보 사항이 보도되는 것에 대해서는 언론사 편집, 보도국장이나 국방부 출입 기자에게 자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인 김철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방부가 공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정보제공자인 군 당국이 언론에 어떤 정보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보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언론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도 전략적 무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며 기획되고 정확한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군과 언론 모두 새로운 ‘비상상황에서의 취재준칙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으나 핵심 쟁점인 '기밀보호냐 국민의 알권리냐'에 대해서는 타협점을 찾지 못해 더 많은 의견교환과 토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토론에 참석한 이들 또한 질의응답에서 "군은 왜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등 비상상황에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가?", "연평도 사격훈련이 개시했을 때 시민들이 대피해 있는 방공호까지 세밀하게 보도하는 것은 북한에게 타격지점을 공개하는 것이 될 수 있지 않나?" 등의 질문을 통해 군과 언론에게 좀 더 현실에 맞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보도와 기밀유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전시-비상상황에서의 취재보도 준칙 긴급 토론회>
발 제
윤영철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지정토론
박상수 KBS 해설위원
윤원식 국방부 공보과장
유용원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
김귀근 연합뉴스 정치부 차장
김철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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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