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한 컷의 감동, 영상 한 컷이 던지는 현실고발

 스토리의 힘과 높은 완성도, MBC충북 김병수기자 <부처가 된 나무>

 작품의 완성도만큼 중요한 것이 스토리가 가지는 힘일 것이다. 영상기획부문 MBC충북 김병수 기자의 ‘부처가 된 나무’는 은행나무가 불상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숙련된 장인의 개인사와 함께 잘 엮어냈다는 평을 받으며 수상했다. 

목불(木佛)조각장 하명석이 이 일에 매달리게 된 사연도 흥미롭지만 목상을 끌로 밀고 다듬는 동안의 침묵을 현장의 사운드와 조각장의 치열한 눈빛, 클로즈업된 손길 등이 대신하고 있는데 그것이 오히려 몰입을 유도한다는 평도 있었다. 관련 영상에 인터뷰이의 오디오를 깔고 자막과 절제된 멘트로 진행하는 형식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번 주제와 잘 어울린다는 의견도 있었다. 완성된 불상 앞에서 손녀를 안은 채 자신과 마찬가지로 불상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손녀가 대를 이어 인연을 이어나가길 소망하는 조각장의 인터뷰도 감동적이다는 평가 속에 출품작 중 가장 높은 평점을 얻었다.

 밥 한술도 일하며 먹어야하는 어시장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을 잡아낸 영상의 힘 , KBS부산 정운호 기자 <항운노조 의혹 시리즈 1~5편>

 지역뉴스부문에서는 KBS부산 정운호기자의 ‘항운노조 의혹 시리즈 1~5편’이 수상했다. 출품작은 부산항운노조의 여러 의혹 중 공동어시장 어류지부의 임금체계와 노조원의 근로조건을 다룬 ‘8시간 꼬박 밤샘’ 편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새벽 경매 시간에 맞추기 위해 야간 부녀반원이 생선을 선별하는 작업 중 시간에 쫓겨, 서서 또는 걸어가며 식사하는 장면도 열악한 작업 환경의 이해를 도왔다. 또 샤워실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밤샘 작업을 한 대가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기사 역시 창고를 방불케 하는 샤워실 취재 영상 등이 없었다면 전달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의 가치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외 4편에서는 영상의 기여도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토론 결과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자료사용의 정확한 표시, 출처표시 여부 중요한 심사기준

 ‘줄 하나에 목숨 건 사람들’은 건물 외벽에서 줄을 타고 작업하는 사람들의 위험한 근로 환경을 사실적으로 전달하려는 취재진의 노력을 인정하지만 결코 장려할 수 없는 취재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료 空백, 지역이 아픕니다’는 그간에 보도된 공공의료 정책의 갈등을 담은 작품과 비교해 큰 차별점이 없고 영상도 대체로 평이하다는 중론 속에 수상에서 제외됐다. 

또 ‘아카이브 제주K 이어도의 꿈’은 자료로 활용한 화면의 다수가 출처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영상 효과만을 강조한 나머지 메시지 전달 면에서의 약점 등이 흠으로 지적됐다.

김영창 심사위원장